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2-08-25 14: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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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풍력타워 분야 세계 1위업체 씨에스윈드가 미국 법인의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선다.
씨에스윈드는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감축법)에 발맞춰 현지 공장의 증설을 통해 실적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 25일 씨에스윈드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IRA)에 발맞춰 미국 법인의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25일 씨에스윈드에 따르면 약 1년 동안 미뤄왔던 미국법인 투자 방향을 증설로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씨에스윈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인플레이션 완화법 통과로 수요가 늘고 제품 단가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법인 생산시설의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 법인의 생산공장 부지는 100만 평가량으로 증설이 충분히 가능한 조건이다”고 말했다.
앞서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수혜를 볼 한국기업으로 한화솔루션과 함께 씨에스윈드를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씨에스윈드가 미국에 추가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그 방식이 증설을 통한 생산능력 확대로 확인된 것이다.
애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뒤 기후위기 대응의 의지를 담은 ‘더 나은 재건(BBB, Build Back Better)’ 법안을 추진해 왔다.
씨에스윈드는 더 나은 재건 법안에 따라 미국 추가 투자를 검토해왔는데 이 법안이 지난해 11월 하원을 통과한 뒤 상원 통과가 지연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씨에스윈드 역시 약 1년 간 투자를 망설이고 있었다.
그 뒤 더 나은 재건 법안의 축소판인 인플레이션 완화법(감축법)이 시행되면서 씨에스윈드의 투자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씨에스윈드는 풍력타워 분야에서 2020년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16%(중국 제외)의 1위 업체로 최근 타법인 인수를 통해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대해왔는데 그 작업이 마무리되자 다음 단계로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주 풍력타워공장을 지닌 베스타스타워아메리카 지분 100%를 1700억 원에,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에 걸쳐 유럽 포르투갈에 위치한 풍력타워기업 ASM인더스트리 지분 100%를 1200억 원에 인수했다.
두 건의 인수를 통해 씨에스윈드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중국, 터키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도 직접 생산법인을 갖추게 됐다.
미국에 직접 생산법인을 갖춘 씨에스윈드가 증설을 실행하면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른 수혜 폭을 더 키울 수 있다. 인플레이션 완화법에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풍력 관련 제품을 대상으로 한 신규 세액공제 혜택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씨에스윈드가 생산하는 풍력타워에는 와트당 3센트의 세액공제 혜택이 제공된다. 씨에스윈드 미국 법인은 씨에스윈드의 글로벌 생산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5천억 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이 법안에는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발전 제조설비를 구축하는 기업에 제공하는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도 애초 2023년에서 2034년으로 연장됐다. 이에 중장기적으로 미국 풍력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씨에스윈드는 인플레이션 완화법을 타고 수주성과와 실적을 다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하반기 수주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감소를 겪어야 했다.
씨에스윈드는 풍력타워 고객사와 장기납품 계약을 통해 수주물량을 사전에 확보한 뒤 구매주문을 받아 생산, 납품해 매출을 인식하는 데 이 과정에 일반적으로 5개월가량의 기간이 소요된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상반기 신규수주 5억33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하반기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2억3100만 달러어치의 물량을 수주했다.
하반기 수주부진 탓에 지난해 연간 수주도 7억6400만 달러에 그치며 지난해 수주목표 8억5천만 달러를 채우지 못했다.
미국에서 이전 기후대응 법안인 더 나은 재건 통과가 지연돼 불확실성이 이어진 것이 씨에스윈드 수주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씨에스윈드도 2분기 해외생산법인 동향에서 말레이시아 법인과 관련해 ‘미국 더 나은 재건 법안 처리 지연으로 미국 수주물량 감소’를, 미국 법인에서는 ‘미국 풍력시장의 냉각’ 등을 각각 실적 감소 요인으로 짚었다.
올해에도 연간 수주목표를 13억 달러로 잡았는데 상반기 신규수주 5억7500만 달러를 기록해 달성률 44%를 나타내고 있다. 절반에 다소 못 미치는 수치인데 하반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씨에스윈드는 올해 상반기 지난해 수주물량 감소에 따른 영향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씨에스윈드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85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53% 급감한 것이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넘어서는 등 지난해까지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 그러나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는 과거 수주부진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씨에스윈드의 올해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85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6% 감소하는 것이다. 다만 내년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15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씨에스윈드는 기존 제도 불확실성으로 미국 풍력 수요 위축에 영향을 받았다”며 “이번 인플레이션 완화법을 계기로 향후 수주 회복,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