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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도체지원법 서명 연설에 삼성 없었다, 한국은 '경쟁국가'로 언급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8-10 10: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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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도체지원법 서명 연설에 삼성 없었다, 한국은 '경쟁국가'로 언급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9일 백악관에서 반도체 지원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 UPI >
[비즈니스포스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 서명을 앞두고 진행한 연설에서 인텔과 퀄컴, 마이크론과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 반도체기업을 언급하며 이들 기업을 지원해 미국이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갖도록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공장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 한국기업은 언급되지 않았고 한국은 미국이 견제해야 할 경쟁국가 가운데 하나로 제시되는 데 그쳤다.

백악관 브리핑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9일 반도체 지원법 서명을 진행하기에 앞서 해당 법안의 중요성과 효과를 강조하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안은 미국이 ‘가능성의 나라’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오늘은 앞으로 100년 뒤에도 기억할 수 있는 역사적 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회를 통과해 법제화 단계에 들어선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에 반도체공장과 연구센터를 건설하는 기업에 520억 달러의 지원금과 추가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통해 현재 세계시장에서 10% 수준에 그치는 미국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중국을 넘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해당 법안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여러 반도체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오하이오주공장 신설에 약 200억 달러를 들이는 인텔과 이날 400억 달러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내놓은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와 퀄컴의 반도체 생산협력이 예로 제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기업들의 투자가 미국 반도체산업에 일으킬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국가안보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연설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기업들은 언급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를 들이는 신규 파운드리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공장 증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텍사스주에 제출한 신청서에 따르면 앞으로 20년 뒤까지 텍사스주에만 1921억 달러(약 251조 원)를 들여 11곳의 반도체공장을 신설하는 계획도 검토되고 있다.

SK그룹 역시 최근 미국에 SK하이닉스 등 계열사의 반도체 관련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반도체지원법 서명 연설에 삼성 없었다, 한국은 '경쟁국가'로 언급
▲ 삼성전자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내부.
바이든 대통령이 그럼에도 이날 연설에서 미국 반도체기업만을 언급한 것은 정치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지원법 통과에 따른 세부 지원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예산이 한정된 만큼 미국기업들에게만 지원이 집중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면 궁극적으로 한국이나 대만 등 외국기업이 아닌 미국기업 육성을 우선순위로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 및 대만과 협력을 강화해 중국 반도체산업을 견제하려는 미국정부의 목적이 순조롭게 흘러가기 어렵다는 점도 삼성전자나 TSMC 등에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중국이 대만을 침략해 TSMC를 지배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정부는 중국과 관계를 의식해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 등 미국 이외의 반도체기업이 지원을 기대하고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공장 투자를 진행중인 상황에서 새로운 변수를 맞게 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을 한 차례 언급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여러 해외 반도체기업들이 중국과 일본, 한국, 유럽에 대규모 투자를 벌이고 있다”며 “그들은 곧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는 데 그쳤다.

미국이 반도체산업 발전 과정에서 견제해야 할 경쟁국가 가운데 하나로 한국을 언급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유일한 땅”이라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자신있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별도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바이든정부가 반도체 지원법 서명 뒤 후속조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원 대상 반도체기업들이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 투자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과 미래를 대비해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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