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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에 맥 못 추는 은행주 주가, 가파른 금리인상이 독 되나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7-10 16: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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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지난주 은행주 주가가 코스피 반등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하락세를 이어갔다.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경기 침체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은행주를 향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매도에 맥 못 추는 은행주 주가, 가파른 금리인상이 독 되나
▲ 코스피가 2300선 아래로 내려간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은행주에 호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너무 가파른 인상 속도가 오히려 주가에 부담이 되는 모양새다.

10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주 KB금융(-2.49%), 신한금융(-4.35%), 하나금융(-6.53%), 우리금융(-3.33%) 등 4대 금융지주뿐 아니라 기업은행(-4.86%), BNK금융지주(-2.79%), JB금융지주(-.417%), DGB금융지주(-3.58%) 등 국내 주요 은행주 주가가 대부분 내렸다.

기술주 성격을 지닌 카카오뱅크만 코스피 반등 흐름에 올라타 8.12% 상승했다. 지난주 코스피는 단기 낙폭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기술주와 성장주를 중심으로 1.96% 상승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은행주는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며 “규제 우려 등으로 은행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나빠진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에 안착하고 추가상승 우려가 커지자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도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은행주는 애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흐름을 호재 삼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코스피가 부진한 상황에도 올해 들어 단단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6월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4대 금융지주를 포함해 국내 9개 은행주로 구성된 KRX은행지수는 6월 이후 전날까지 21.5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 12.48%보다 9%포인트 넘게 더 내렸다.

KRX은행지수는 올해 들어 5월 말까지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실적 확대 기대감 등에 힘입어 6.5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9.80% 하락했다.

한국거래소가 각 산업분야별로 산출하는 28개 KRX지수 가운데 KRX은행지수의 기간 수익률 순위는 1월부터 5월까지는 5위를 보였으나 6월부터 전날까지는 27위로 내려갔다.

현재 은행주 주가 하락은 외국인투자자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는 6월 전까지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을 떠나면서도 은행주는 크게 담으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을 살펴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KB금융은 69.38%에서 73.07%, 신한금융은 60.34%에서 62.57%, 하나금융은 67.53%에서 73.33%, 우리금융은 29.99%에서 37.29%로 모두 늘었다.

하지만 6월 들어 모두 매도세로 들어섰다. 외국인투자자는 6월2일부터 전날까지 KB금융 주식을 1371억 원, 신한금융 주식을 1096억 원, 하나금융 주식을 629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우리금융 주식만 2674억 원 순매수했는데 6월17일 한화생명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외국인투자자에게 넘긴 1회성 물량 3천억 원을 빼면 이 역시 순매도로 볼 수 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오히려 은행주 주가에 독이 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기준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은행의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에서 오는 이익)을 높여 은행의 순이익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하지만 지금처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은행주 투자에 부담일 수 있다.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은행주를 팔고 떠나기 시작한 6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 연준)는 1994년 이후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그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도 큰 결정처럼 여겨졌는데 6월 중순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연준은 경기침체 우려를 뒤로 하고 자이언트스텝을 결단했다.

문제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가파른 기준금리 상승이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의 빅스텝 전망은 한 달 전만해도 가능성 수준에 그쳤으나 지금은 시장에서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미국 연준도 7월 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한 번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금융당국은 취약 차주 보호 등을 위해 예대마진 축소, 건전성 강화를 위한 충당금 확대 등 은행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

금융업계에서도 금융당국의 규제를 올해 은행주 실적의 변수로 꼽고 있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8일 ‘은행업 하반기 전망’ 리포트에서 “은행업은 하반기에도 여신성장과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익개선으로 순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속, 가계대출 규제와 금리정보 공시제도 등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우수한 영업실적 지속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은행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향후 경기침체를 향한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그 전에도 단기적 주가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정욱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규제 우려 등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 요인을 고려해도 은행주 단기 낙폭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반등 흐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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