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웨이가 정수기에서 니켈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소비자 78명이 코웨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코웨이가 원고에게 100만 원씩 배상하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코웨이 정수기 '니켈 검출' 숨겼다, 대법원 "100만 원씩 배상" 판결

▲ 코웨이 로고.


앞선 1심과 2심에서는 니켈 성분이 검출된 물을 마셔 피부이상, 알레르기,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원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코웨이가 하자 발생 사실을 알릴 책무(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은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은 “계속적 계약 당사자는 상대방의 생명, 신체, 건강 등의 안전에 위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음을 미리 알려 상대방이 위험을 피할 적절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하거나 위험 발생 방지를 위한 합리적 조치를 내림으로써 위험을 없앴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코웨이는 2015년 7월 자사 얼음정수기에서 ‘은색 금속물질’이 나온다는 소비자 제보와 직원의 보고를 받았다. 이후 같은해 8월 자체 조사를 통해 정수기에서 얼음을 냉각하는 증발기의 니켈 도금이 벗겨져 냉수탱크에 있는 음용수에 유입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코웨이는 이러한 사실을 정수기 사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한 언론이 2016년 7월 이런 사실을 보도한 뒤 코웨이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번 판결의 대상이된 코웨이의 정수기 모델은 얼음정수기 △CHPI/CPI-380N △CHPCI-430N △CPSI-370N 등 3종이다. 해당 모델들은 2016년에 단종 및 회수 처리됐다.

코웨이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은 제품 결함이나 인체 유해성과는 상관없는 고지 의무 위반에 관련한 판단이다”며 “코웨이는 2016년 이후 얼음 냉각 관련 부품에 모두 스테인레스 재질을 적용하는 등 제품 위생 강화를 통한 고객 신뢰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