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지도부가 1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단체장 후보 사진 밑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의 6·1 지방선거 압승이 국내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여당인 국민의힘에 힘을 크게 실어주면서 윤석열정부가 임기 초반에 주요 국정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윤석열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가운데 원전, 수소, 우주, 방산 등 핵심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본다.
국민의힘이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정부의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법인세율 인하 정책 등과 관련한 정치적 부담이 줄어든 점도 국내 증시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방선거 이후 윤석열정부가 110대 국정과제를 통해 내세운 주요 산업 육성정책에 힘이 실리면서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방선거가 현 정부에 우호적 방향으로 끝난 만큼 윤석열정부의 정책 동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윤석열정부가 110대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육성산업 가운데 △원전 △수소 △우주 △방산 등을 주목해야 할 산업으로 꼽았다.
그는 “원전, 수소, 우주, 방산 관련주는 실제 올해 국내 증시에서 벤치마크인 코스피지수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지방선거가 끝난 만큼 정책 수혜주가 더욱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원전과 수소산업은 이번 선거결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 더욱 긴밀한 협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정책 기대감이 더욱 큰 분야로 여겨진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예정돼 있는 경북 울진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 손병복 국민의힘 후보가 군수로 당선됐다.
손 당선인은 4년 전에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무소속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으나 이번에는 과반이 넘는 59.9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는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과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한 원전 전문가로 신한울 3,4호기 건설 과정에서 역할이 기대된다.
수소사업과 관련이 깊은 도시의 수장들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크게 교체됐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말 수소시범도시로 경기 안산시, 울산광역시, 전북 전주·완주 등 3곳을 선정하고 강원 삼척시를 수소연구개발(R&D) 특화도시로 지정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이들 가운데 전북 전주·완주를 제외한 3곳의 시장 당적이 국민의힘으로 바뀌었다.
경기 안산에서는 이민근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며 2010년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준 시장 자리를 12년 만에 되찾았다.
울산에서는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현 시장을 꺾었고 강원 삼척에서는 박상수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며 김양호 민주당 후보의 3연임을 막았다.
아무래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당적이 다르다보면 새 정부가 향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논리나 여야의 정쟁 등에 따라 이런 저런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 국민의힘이 지방정부의 많은 곳을 차지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공조가 더욱 잘 이뤄질 여건이 갖춰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압승에 따라 윤석열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정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윤석열정부는 기업의 세부담 완화를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세 포함)을 현재 27.5%에서 22% 혹은 그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인은 현재 법인세(국세)의 10% 가량을 지방소득세로 낸다.
지방정부는 법인세율이 낮아지면 법인으로부터 걷는 지방소득세 역시 줄어드는 만큼 법인세율 인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방정부의 대다수를 장악했다면 지방정부에서 법인세율 인하 정책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겠지만 윤석열정부는 이번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압승으로 지방정부와 원활한 조율을 진행할 수 있어 정책 추진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법인세 인하가 이뤄진다면 기업의 순이익이나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과 투자자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준 연구원은 “6월에는 윤석열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국내 주식시장의 가장 대표적 호재가 될 것”이라며 “지방선거가 끝난 만큼 앞으로 정책 모멘텀이 더 강해질 여지가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