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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원 돌파 눈앞,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달러 강세 영향은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5-13 13: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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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기업은 순수출(수출-수입)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어서 환율 상승이 영업이익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 1300원 돌파 눈앞,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달러 강세 영향은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다만 원화 약세가 지속돼 외국인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점은 기업가치 측면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일 원달러 환율이 1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인 1290원까지 넘어서자 1300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 원달러 환율이 1270원 대를 기록했던 시기는 2010년 남유럽 재정 위기 당시"라며 "이때도 단기 급등 후 진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와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 상단은 1300원 수준으로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환율 정책과 관련한 당국의 의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기업 영업실적에는 호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는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로 평가되는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수출 비중은 87.2%로 89.5%인 해운 다음으로 높다.

다만 반도체기업은 원재료나 장비 등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이 많아 환율이 오를 때 비용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순수출 비율이 중요한데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산업은 순수출 비율이 59.7%에 이른다. 이는 조선업(59.7%)과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동차(45.7%), 호텔(44.4%)이 그 뒤를 잇는다.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해운은 수입액도 많아 순수출 비율은 23.4%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2년 1분기 환율 상승으로 3천억 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1분기 14조1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약 2%가 환율 상승에 힘입은 것이다.

서민호, 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연간 평균 환율이 지난해 평균보다 4.9% 오른 1200원에 이른다면 다른 경영환경이 동일하다는 가정 아래 반도체산업의 영업이익률이 1.6%포인트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외환손익까지 포함한 순이익 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달러 강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환율 1300원 돌파 눈앞,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달러 강세 영향은
▲ 12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021년 사업보고서에서 ‘금융자산 및 금융부채’ 항목과 관련해 원달러 환율이 5% 오르면 2021년 기준 순이익(법인세 반영 전)이 약 2504억 원이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달러로 가치가 매겨지는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훨씬 많아 외환순이익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021년 말 기준 달러 자산이 138억 달러(약 16조3818억 원)인 반면 달러 부채는 171억 달러(약 20조3738억 원)로 부채가 더 많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SK하이닉스의 순이익은 2810억 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환율 상승기였던 2021년 4분기와 2022년 1분기 각각 140억 원, 160억 원의 외환순손실을 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환율은 민간 기업의 외채 상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달러 강세가 부담이 된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외국인투자자는 가만히 있어도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식을 팔고 떠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투자자 비중은 각각 50.75%, 49.69%로 사실상 외국인투자자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다.

외국인투자자는 3월24일부터 4월28일까지 한 달 넘게 하루도 빼놓지 않고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기도 했다.

권아민 연구원은 “외국인이 주식을 계속 팔고 있는 것은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차손 회피성 매매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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