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비보존에 따르면 먹는 약물중독 치료제 후보물질 ‘VVZ-2471’의 임상1상을 추진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험계획을 제출했다.
비보존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성인 남성 78명을 대상으로 VVZ-2471의 임상1상을 진행한다.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가짜약) 대조, 단계적 증량 등을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을 평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보존은 VVZ-2471이 진통 효능과 함께 모르핀 등과 같은 약물중독에도 효과를 보이는 신약 후보물질이라고 설명했다.
비보존은 앞서 쥐를 이용한 전임상(동물시험)에서 VVZ-2471의 효능을 확인했다.
실험군과 위약(가짜약)군으로 쥐를 나눠 실험군에는 VVZ-2471과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을 함께 투여하고 위약군에는 모르핀만 투여했다.
비보존에 따르면 실험군에서 모르핀 자가 투여 학습 쥐가 모르핀을 투약하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행동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약물중독 치료 관련 실험에서도 모르핀에 중독된 실험군과 중독되지 않은 실험군을 나눠 중독된 실험군에만 VVZ-2471을 투여했을 때 두 집단의 모르핀 추가 투여 요청 횟수가 비슷했다.
비보존은 2020년 7월과 2022년 1월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VVZ-2471에 대한 물질 특허를 출원했으며 2022년 1월 약물중독에 대한 국내 용도 특허를 출원했다.
약물중독은 현재 탁월한 치료제가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약물중독으로 약 9만3천여 명이 사망했다. 이는 2019년 약물중독 사망자인 7만2161명과 비교해 약 30%가 늘어난 것이다.
비보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VVZ-2471은 통증 및 중독, 불안증 등 다양한 뇌 질환 동물 모델에서 명확한 효능을 나타냈다”며 “중독과 불안증 치료제로는 글로벌 기술수출을 추진하며 진통제로는 직접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비보존은 VVZ-2471의 전임상에서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가 개발한 신경안정제 ‘디아제팜’과 유사한 불안 감소 효능을,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과 동등한 수준의 우울 감소 효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조사기업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8대 제약시장에서 우울증 치료제 시장규모는 2019년 37억9천만 달러(약 4조6500억 원)에서 해마다 7%씩 성장해 2029년에는 78억7천만 달러(약 9조6500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이날 임상1상 추진을 알리는 자료에서 “VVZ-2471은 약물중독 예방과 치료, 재발방지 효능을 지니며 금단증상도 억제하고 진통, 항불안, 항우울 효과도 있어 마약 중독 시장을 공략하는 데 적격이다”며 “더 큰 시장으로 적응증을 넓힐 수도 있어 그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중앙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에서 생물심리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제약바이오회사 일라이릴리 연구원, 얀센 선임연구원, 암젠 팀 리더 등으로 일하며 제약바이오업계 경력을 쌓았다.
이 회장은 2021년 12월31일 기준 비보존 주식 476만827주(지분율 16.4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