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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승부처는 HMD, 메타 애플 소니 3파전 관전 포인트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2-03-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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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VR2의 구체적 디자인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가상현실(VR) HMD(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두번째 주도권 전쟁의 막이 오르고 있다.

첫 번째 주도권 전쟁에서 삼성전자, HTC, 소니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오큘러스 퀘스트2’로 왕좌에 오른 메타(구 페이스북)가 2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메타버스 승부처는 HMD, 메타 애플 소니 3파전 관전 포인트
▲ (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요시다 겡니치로 소니 최고경영자.

◆ 가상현실 HMD 삼국지, 메타 애플 소니 가운데 승자는 

가상현실 HMD 주도권 전쟁에서 현재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기업은 당연히 1차전의 승자 메타다. 메타에 승리를 안겨준 오큘러스퀘스트2의 가상현실 HMD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분기 기준 무려 75%에 이른다. 메타가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2021년 한 해 동안 팔린 1200만 대의 가상현실 HMD 가운데 1천만 대는 오큘러스퀘스트가 차지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메타는 오큘러스퀘스트2의 출시 이후 계속해서 핸드키보드트래킹, 에어링크 등의 최첨단 기능을 업데이트하며 다져놓은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차세대 기기인 오큘러스퀘스트3의 개발에도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가 오큘러스퀘스트2로 기반을 확실히 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애플로 쏠리고 있다. 2021년 11월 애플이 최첨단 가상현실 HMD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공개하면서부터다.

애플은 새로운 가상현실 HMD에 OLEDoS(올레드 온 실리콘), ToF(비행거리측정) 센서 등 최첨단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성과 가성비를 강조해 성과를 거둔 오큘러스퀘스트2와 다른 노선을 택한 셈이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 모두 가능한 융합현실(MR)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 역시 애플의 새 HMD를 향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새로운 HMD에 소위 ‘애플 프라이스’가 합쳐지면 새로 출시되는 HMD의 가격은 3천 달러, 약 36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이엔드 HMD를 내세우고 있는 HTC의 ‘HTC VIVE PRO2’ 단품 출고가가 약 100만 원 수준이라는 것을 살피면 현재 하이엔드 제품의 세 배 정도의 가격이 책정되는 셈이다. 애플의 가상현실 기기는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하이엔드 사양이 꼭 필요한 전문가를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메타버스 승부처는 HMD, 메타 애플 소니 3파전 관전 포인트
▲ 23일 공개된 플레이스테이션VR2의 디자인 이미지. <소니>

23일 디자인이 공개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2는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와 호환성을 내세우고 있다. 전작인 플레이스테이션 VR은 기기를 구동하는데 별도의 전원이 필요했지만 플레이스테이션 VR2는 별도로 전원 연결 없이 플레이스테이션5와 케이블 연결을 통해 구동된다. 

다만 단독실행이 가능한 오큘러스퀘스트2, 애플의 차세대 가상현실 기기와 비교해 구동에 반드시 플레이스테이션5가 필요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가상현실 하드웨어를 지배하는 자가 메타버스를 지배한다

메타, 애플, 소니 등 글로벌 IT회사들은 왜 가상현실 HMD 개발에 힘쓰고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은 메타버스에서 찾을 수 있다.

메타버스는 2021년 초 로블록스의 상장 이후 세계 주식 시장을 뜨겁게 뒤흔드는 키워드가 됐지만 여전히 한쪽에서는 메타버스가 지금까지 존재했던 온라인 세계와 무엇이 다른가 하는 의문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많은 글로벌 IT회사들은 가상현실이야말로 메타버스가 기존 온라인 세계와 구별되는 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같은 세계가 진정한 메타버스는 것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거는 페이스북의 미래를 메타버스에서 찾게되는 과정에서 영화 레디플레이어 원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메타버스 세상에서 임원회의를 개최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임직원들에게 메타버스를 이해하기 쉬운 영화로 레디 플레이어 원을 추천했다.
메타버스 승부처는 HMD, 메타 애플 소니 3파전 관전 포인트
▲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이런 상황에서 하드웨어 선점은 플랫폼 주도권 확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애플도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폼팩터 혁신을 이뤄내면서 IOS로 모바일 플랫폼의 주도권을 잡았다.

실제로 현재 메타의 오큘러스 스토어에 등록된 가상현실 전용 앱의 수는 HTC의 바이브포트에 등록된 수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 관전포인트는 ‘킬러 콘텐츠’, 제 2의 ‘하프라이프:알릭스’ 어디서 나올까

그렇다면 가상현실 HMD 주도권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 전쟁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주요 변수는 ‘킬러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전자기기가 시장을 장악하는 데는 반드시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제시해 준 수많은 IOS 서드파티 개발자 덕에 순식간에 스마트폰 시장을 휘어잡을 수 있었다.

가상현실 HMD 시장에서도 비슷한 예시가 있다. 바로 ‘하이프라이프:알릭스’다. 

하프라이프:알릭스는 세계적 게임플랫폼 스팀의 운영사인 밸브가 개발한 가상현실 전용 FPS 게임으로 ‘가상현실 게임의 역사를 새로 쓰는 게임’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 게임의 출시와 함께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190만 원 상당의 가상현실 HMD인 ‘밸브 인덱스’가 품귀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오큘러스퀘스트2도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하프라이프:알릭스가 오큘러스퀘스트2 열풍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큘러스스토어와 하프라이프:알릭스의 예시에서 볼 수 있듯이 메타는 현재 콘텐츠 측면에서 경쟁사를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2021년 중순에 거추장스러운 케이블 없이도 무선으로 PC와 오큘러스퀘스트2를 연결할 수 있는 ‘에어링크’ 기능이 업데이트 되면서 오큘러스퀘스트2의 활용도가 굉장히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최근 가상현실 콘텐츠 스타트업 넥스트VR을 인수했다. 넥스트VR은 여러 가상현실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회사로 특히 NBA, 폭스스포츠, CNN 등과 협력하면서 가상현실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애플이 가상현실 HMD를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로 발전시키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IOS 플랫폼이 가상현실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타버스 승부처는 HMD, 메타 애플 소니 3파전 관전 포인트
▲ 가상현실 FPS게임 '하프라이프:알릭스'.

소니의 강점은 역시 플레이스테이션에 있다. 

메타, 애플과 다르게 소니는 ‘게임’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는 회사다.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이 보유한 수많은 가상현실 게임들이 플레이스테이션VR2의 성공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게이머들에게 가상현실 열풍을 처음으로 불러왔던 미소녀게임 ‘섬머레슨’도 플레이스테이션VR의 타이틀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타, 애플, 소니 말고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수많은 IT기업들이 가상현실과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지정하고 관련 역량 확보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하드웨어 시장에서 메타가 계속해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가상현실 시장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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