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사회적 책임 논란에 직면했다.
카카오는 몸집을 빠르게 불리는 과정에서 갑횡포 논란에 휩싸였다.
혁신기업이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받게 됐고, 국회와 정부도 규제 확대 카드를 뽑아 들 준비를 하고 있다.
김 의장은 카카오의 상생방안을 내놓으면서 대응에 나섰다. 상생방안으로 카카오의 사회적 책임 논란이 가라앉힐 수 있을지 짚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이규연 기자
곽보현(이하 곽) : 이규연 기자. 카카오는 빠른 성장 끝에 명실상부한 대기업이 됐습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대기업 반열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운 셈입니다.
카카오는 ‘혁신의 상징’으로 꼽혀왔습니다.
하지만 카카오가 플랫폼 독과점이나 골목상권 침해 같은 논란에 잇달아 휩싸이면서 상징성에도 흠집이 나고 있습니다. 오히려 대기업답게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범수 의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으며 카카오를 둘러싼 여론은 현재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짚어주시죠.
이규연(이하 이) :
김범수 의장은 올해 5월에 나온 카카오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목표와 행보를 담은 2020년 ESG경영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카카오는 앞으로 카카오만의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가는 주체자 역할을 강화하겠다.”
카카오가 2016년 공정위의 대기업집단에 지정될 정도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했는데도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했다는 그동안의 지적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곽 : 하지만 카카오를 둘러싼 사회적 책임 논란이 말 한 마디로 쉽게 사라질 것 같진 않습니다.
당장 ESG보고서가 나온 뒤에도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서비스요금 조정이나 전화로 호출하는 대리운전사업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일어났죠.
이 : 그렇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전부터도 잦은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우선 올해 3월에 내놓은 프로멤버십은 매달 9만9천 원을 내면 미가입자보다 좋은 배차 혜택을 받는데 평점이 안 좋은 기사들은 가입 승낙이 안 되거나 해지될 수 있는 약관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에 택시업계가 반발하고 있는데요. 카카오모빌리티가 프로 멤버십으로 사실상 강제 유료화 정책을 펼치고 있고 평점으로 택시기사들을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곽 :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독과점 때문에 택시기사가 피해를 입는다, 그런 주장이군요. 하지만 다른 사업분야에선 카카오모빌리티만큼 큰 논란이 일어난 적은 없는 것 같은데요.
이 : 당장 보기엔 그렇습니다만 잠재적 위험성은 있습니다.
카카오 계열사들이 카카오 생태계를 이룰 만큼 성장한 상황에서 상품이나 서비스 요금을 올린다면 수많은 이용자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생태계 안에 있는 사람은 카카오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게 되니 결국 그걸 이용할 수밖에 없고요.
외국 대형 IT기업들의 사례를 뒤져보면 비슷한 행보를 이미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로 재조명 받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와 수수료 인상 문제를 봐도 앱마켓에 입점한 회사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제대로 항의하기 힘들었습니다.
이는 구글이 글로벌 앱마켓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곽 : 물론 카카오도 기업인만큼 수익을 내려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카카오는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몸집이 커졌습니다.
카카오가 원하는 대로 카카오 생태계를 더욱 확장하려면 소비자나 다른 사업자 등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깊이 고려하면서 움직여야 한다, 그것이 사회적 책임이다, 그렇게 정리할 수 있겠군요.
이 : 네. 카카오로서도 카카오 생태계를 오래 유지하려면 사회적 책임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카카오의 서비스 대체재가 생기면 이용자가 대거 이탈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카카오는 이전에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한 카카오톡 게임하기 서비스, 일명 ‘포 카카오’ 서비스를 통해 쏠쏠한 수수료수익을 거둔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제 1건당 20%에 이르는 높은 수수료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가 결국 게임사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서비스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전례가 있습니다.
곽 : 네. 그렇군요. 카카오가 몸집이 커지면서 공공 영역에서도 감시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는데요. 국회나 정부가 규제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 : 그렇습니다. 현재 국회에 올라온 플랫폼 규제 강화 법안들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방송통신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을 의원들의 힘을 빌어 각각 국회에 올렸습니다.
공정화법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사업자들의 손해를 막는 것에, 이용자보호법은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의 피해를 방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양쪽 모두 카카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법안입니다.
또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좋은 호출을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몰아준다는 택시단체들의 신고를 받고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곽 : 금융분야에서는 카카오가 상대적으로 규제완화의 수혜를 받은 편이었죠.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이라 금산분리 규제의 예외대상에 오른 것이 대표 사례입니다.
하지만 요새는 분위기가 좀 달라지고 있다던데요?
이 : 네. 카카오페이는 최근 개인대개인, 즉 P2P회사와 제휴해서 제공하던 온라인투자연계서비스를 중단했는데요.
금융위원회가 카카오페이의 온라인투자연계서비스를 놓고 금융소비자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던 카카오뱅크는 당장 규제선상에 오르진 않았지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지나친 특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옵니다.
카카오뱅크가 몸집을 빠르게 불려가면서 중요한 금융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에 적용되는 금융감독 수준은 턱없이 낮다는 것입니다.
곽 : 그렇군요. 사실상 카카오가 사회적 책임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카카오가 규제정책 강화의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 생태계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사회적 책임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 : 조금 말을 돌려보자면
김범수 의장은 올해 자신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김범수 의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가겠다“는 방향성도 제시했습니다.
곽 :
김범수 의장은 올해 카카오 주가 급등에 힘입어 전체 보유자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앞지른 것으로 유명해졌죠.
이런 성공한 기업인이 재산의 사회적 환원을 약속한 것은 칭찬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김범수 의장은 기업인으로서도 소비자 또는 기존 사업자와의 상생과 공존 위해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다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렇죠?
이 : 그렇습니다. 제가 카카오의 사회적 책임 문제를 놓고 학계 인사나 전문가 여러 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다들 카카오 계열사가 서비스의 요금 인상을 추진할 때는 지금보다는 점진적 행보를 나타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카카오가 여러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나 중소사업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좀 더 구체적 상생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고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8월 초 기자회견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해 “택시호출·대리운전시장에 진입할 때 공언했던 것처럼 상생을 실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곽 : 카카오 계열사가 몸집과 비교하면 사회적 공헌에도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도 기억하는데요, 사실입니까?
이 : 카카오뱅크가 그런 지적을 받은 전례가 있습니다.
은행연합회가 올해 7월에 낸 ‘2020년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2020년 한 해 동안 사회공헌활동에 3억4800만 원을 썼습니다.
일반 시중은행들이 1천억 원 이상을 쓴 것과 비교하면 훨씬 적은 액수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윤리강령에도 “사회적 책임을 지닌 기업으로서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실제로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한 셈입니다.
곽 : 네, 그렇군요. 카카오와
김범수 의장이 직면한 사회적 책임 논란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카카오가 취할 수 있는 대응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김범수 의장은 자신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에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라는 말을 적어놨습니다
개인으로서 재산의 사회환원을 약속한 부분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김범수 의장이 기업인으로서도 지금의 사회적 책임 논란을 떨쳐버리고 같은 길을 걷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저희가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