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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현대백화점 고급 신선식품 배송 힘줘, 정지선 틈새 공략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1-07-23 15: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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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프리미엄 신선식품 배송으로 온라인사업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정 회장은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온라인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위험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온라인사업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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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23일 유통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신선식품 배송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가운데 유일하게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대백화점은 7월 말부터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전기트럭 기반의 ‘이동형 MFC(소형 물류총괄대행 시설)’을 활용해 고객이 현대백화점의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30분 안에 집으로 배송해준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반경 3km 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뒤 다른 점포에도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식품관 투홈은 현재 서울 일부지역에서 새벽배송(다음날 배송)을 하고 있는데 즉시배송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상품이 이미 적재된 차량으로 배송되기 때문에 상품을 준비하고 출고하는 과정이 생략돼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다”며 “특히 오토바이 등 이륜차를 이용한 배달서비스와 달리 냉장·냉동 보관하고 있는 상품을 고객의 집 앞에서 꺼내 곧바로 전달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한 상품을 전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신세계그룹이나 롯데그룹 등 경쟁사와 비교해 온라인사업에 소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베이코리아, 요기요 등 이커머스업체들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현대백화점그룹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정지선 회장이 기업 인수합병에서 성공율을 높이는 쪽으로 신중한 경영인임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오른 2007년부터 현재까지 많은 인수합병을 진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섬과 리바트, 에버다임, 현대바이오랜드 등 인수한 기업들은 모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은 이베이코리아 등을 인수하는 데 많은 돈을 쓰기보다는 우선 현대백화점이 강점을 갖춘 신선식품분야에서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배송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프리미엄 신선식품 배송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시장규모가 2019년 8천억 원에서 2020년 2조5천억 원 수준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한다.

정 회장은 물류나 배송 측면에서도 경쟁사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쿠팡,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등이 자체 물류센터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과 달리 현대백화점은 현대글로비스에 물류창고와 배송 모두를 위탁하고 있다.

현대식품관 투홈의 상품이 출발하는 경기도 김포의 ‘M4’ 물류센터는 현대백화점이 아닌 현대글로비스가 운용한다.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는 대신 현대글로비스의 물류 노하우를 활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온라인사업의 후발주자로서 뒤늦게 물류 투자를 진행하는 것보다는 ‘범현대가’의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은 외부의 힘을 적극 빌리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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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이동형 MFC(소형 물류총괄대행 시설)'.

현대백화점은 현대차와 손잡고 고객이 지정한 시간에 정확하게 배송되는 ‘적시배송’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프리미엄 신선식품에 집중하는 현대백화점의 전략은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신세계그룹도 당초에는 SSG닷컴을 중심으로 신선식품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지만 결국 신선식품만으로는 온라인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W컨셉과 이베이코리아를 연이어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현대백화점은 2018년 새벽배송서비스를 처음 시작했는데 당시 오후 8시라는 짧은 주문마감 시간과 경쟁사 대비 적은 상품 수로 시장 안착에 실패한 경험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신선식품의 제품 경쟁력과 배송서비스 차별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만이 확보할 수 있는 신선식품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신선식품 강자인 마켓컬리 등으로부터 점유율을 들고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강남권 30~40대 주부들 사이에서는 프리미엄 신선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온라인으로 누구나 똑같은 제품을 살 수 있는 공산품은 가격 경쟁에서 백화점 제품이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자체개발(PB) 제품을 개발하거나 질 좋은 신선식품을 선별해 판매하는 등 백화점만의 구매파워를 뽐낼 수 있는 판매품을 고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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