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첫 번째 외화채권 발행에 나설까?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외화채권 발행에 나선 한국투자증권도 흥행에 성공한 만큼 기대감을 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외화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외화채권 발행과 관련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이 외화채권 발행에 나선다면 창사 이후 첫 번째 도전이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이은 세 번째다.
특히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외화채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NH투자증권도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외화조달에 나서는 국내기업들이 늘고 있다. SK하이닉스, 네이버, 기아, 한화솔루션, LG화학 등 올해에만 민간기업이 조달한 외화규모는 10조 원에 이른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체로 해외채권 발행을 꺼려왔다. 아직 국내사업 비중이 크고 다른 해외 증권사들보다 인지도·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금리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외화채권 발행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외화채권 발행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게 2018년 이후 해마다 외화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왔다.
올해 6월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인 그린본드 3억 달러 규모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수요예측에서 20억 달러에 이르는 주문을 받으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외화채권 가운데 가장 낮은 가산금리로 채권을 발행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외화조달에 가세했다. 7월 초 창사 이후 첫 외화채권 발행에 도전해 흥행에 성공했다.
6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30억 달러에 이르는 주문이 몰렸다. 가산금리도 최초제시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확정됐다.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규모는 3월 말 기준 5조6679억 원으로 국내 2위 증권사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함께 국내 대표적 증권사인 만큼 이들의 해외채권 발행 성공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NH투자증권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준수한 점도 기대를 더하는 요소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NH투자증권의 장기 신용등급을 ‘Baa1’에서 ‘A3’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NH농협은행의 독자신용도가 높아져 NH농협금융지주의 지원 능력이 개선된 점이 반영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A-’ 신용등급을 받았지만 무디스에서는 ‘Baa1’ 등급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 조정을 통해 완전한 A급 신용등급을 인정받은 셈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무디스로부터 ‘Baa2’, 스탠더드앤드푸어스로부터 ‘BBB’ 신용등급을 각각 받았다. NH투자증권보다 낮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상위권 신용등급을 보유한 만큼 해외 투자심리와 조달금리 책정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도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한다면 국내 증권사들의 외화조달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