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일어난 직원의 사망 사건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네이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영체계를 개편해 연말까지 새로운 조직과 리더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변대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25일 직원들과 영상 만남에서 최근 일어난 직원 사망 사건을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조사한 결과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변 의장은 이 임원들이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에 필요한 리더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임원들은 확인된 사실에 근거해 각각 징계를 받게 됐다. 다만 네이버는 이들의 징계 결정과 관련된 구체적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 COO는 리스크관리위원회의 결정과는 별개로 이번 사건에 관련해 최고운영책임자에서 물러나겠다고 이사회에 요청했다. 이사회는 최 COO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만 최 COO는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 자리는 유지하기로 했다.
변 의장에 따르면 네이버 이사회는 네이버 조직 규모의 확대와 업무의 복잡성이 현재 CXO(CEO와 CFO 등 최고경영자를 아우르는 말)에게 요구되는 책임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이버 경영진은 실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올해 말까지 새 조직체계와 리더십 구축을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변 의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뤄지는 경영체계 변화가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새 체계에서 네이버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단계의 도약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도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과를 전한다”며 “회사 전체 문화를 다시 점검하면서 네이버가 생각하는 리더십과 건강한 문화를 고민하고 세우는 노력을 CEO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번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네이버 이사회의 제안에 따라 연말까지 새 조직체계와 리더십을 세우는 데도 온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리스크관리위원회 조사 외에 현재 진행 중인 경찰조사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추가 문제를 찾아낸다면 적극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 직원 A씨가 5월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서 A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나왔는데 그가 평소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6월7일 기자회견에서 A씨가 숨진 사건을 조사한 결과 회사가 지시하고 방조한 업무상 재해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