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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호남 사업기반 복원, 장매튜 여자배구단 둥지는 광주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1-05-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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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호남 사업기반 복원, 장매튜 여자배구단 둥지는 광주
▲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가 5월13일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단 연고지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가 새로 만드는 여자프로배구단 연고지로 광주를 낙점했다.

애초 수도권을 염두에 둔 배구단 창단계획과 달라진 만큼 스포츠마케팅을 활용한 사업전략 역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창립 이후 수도권에 집중됐던 사업의 무게추가 호남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페퍼저축은행에 따르면 여자배구단 창단절차가 연고지 계약 이후 코치진 선임과 선수 특별지명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실업선수, 미계약 선수, 신인 드래프트 선수 등을 포함해 13~14명 정도로 선수단 구성이 마무리되면 광주 연고 여자프로배구단이 공식 창단될 것으로 보인다.

장매튜 대표는 광주 연고지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13일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연고지 계약을 맺으면서 “광주가 이제 우리 집이다”며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장 대표는 연고지 계약기간을 5년으로 정했다. 그는 “3~4년의 계약기간을 검토했으나 5년으로 했다”며 “하지만 5년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5년 후에 100% 광주에 정착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페퍼저축은행은 이제 광주와 한 가족”이라며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이 광주에서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애초 페퍼저축은행이 배구단 창단을 결정했을 때 연고지를 성남으로 정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페퍼저축은행 사업의 무게추가 수도권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 역시 배구단을 창단하면서 고객과 임직원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는 것을 고려해 성남 연고지를 염두에 뒀다. 광주에도 지점이 있기는 하지만 광주를 연고지로 하는 방안은 검토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주시는 창단계획 발표 이후 페퍼저축은행에 가장 먼저 접촉했다. 이용섭 시장이 새벽 기차를 타고 직접 성남 본사를 방문해 장 대표를 만나 열의를 보이면서 장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다.

광주시가 이전에도 한국전력 배구단을 유치하려 했을 만큼 배구단을 향한 의지가 강한 데다 생활배구 저변, 전용구장·보조구장 등 인프라도 갖추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장 대표가 4월27일 광주를 방문해 현장실사를 하면서 최종 결정이 이뤄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자산규모가 4조 원 대까지 늘어나 저축은행업계 톱5 안에 들 정도로 성장했다. 장 대표는 골프선수 후원, 배구단 창단 등 스포츠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펴면서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창단한 배구단의 연고지 결정은 사업전략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 연고지로 누릴 수 있는 상당한 이점들을 포기하고 광주를 선택한 만큼 기회비용 이상의 효과를 호남지역 사업에서 내려 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연고 계약 후 호남지역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마련하고 아낌 없는 투자와 지역인재 채용에 나서겠다고 했다.

유소년 배구단 지원 등 지역배구발전에도 적극 기여하기로 했다. 장 대표는 연고계약을 맺으면서 지역 배구인재 육성을 위해 1억 원을 쾌척했다.

아직 초기이기는 하지만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려는 노력을 보여 호남지역의 사업 확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다소 소원했던 호남지역 사업의 반등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페퍼저축은행은 2013년 호주 페퍼그룹이 수도권에 위치한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해 설립했다. 이후 호남에 기반을 둔 한울저축은행도 인수해 호남까지 사업지역이 확대됐다.

하지만 이후 부천지점·분당여신전문출장소 개소와 올해 2월 성남 신사옥 이전 등 수도권 사업기반이 확충된 반면 익산지점 광주 이전과 군산지점 폐쇄 등 호남지역 사업기반은 축소됐다. 

인수 이전과 비교하면 페퍼저축은행 수도권 영업점은 2곳에서 4곳으로 늘었다. 호남 영업점은 3곳에서 2곳으로 줄었다. 

여전히 페퍼저축은행이 수도권으로 연고지를 이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광주에 뿌리내리고 정착하겠다는 장 대표가 호남지역 사업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이런 시각을 가라앉혀야 하는 이유다.

페퍼저축은행은 연고지를 광주로 하지만 숙소와 훈련장은 수도권에 두기로 했다. 여자프로배구팀 중 5곳이 수도권에 연고를 두고 있어 원정 이동거리 등을 고려할 때 수도권이 유리하다는 이유다.

또 일부 홈경기는 광주가 아닌 성남에서 치른다는 방침도 세워뒀다.

장 대표는 “직원과 고객 복지차원이다”며 “행복한 직장과 즐거운 은행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패밀리 데이행사 등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초심과 달리 연고지를 떠나는 일이 벌어지면 역풍이 불 수도 있다. 2006년 여자프로농구단 신세계 쿨캣이 광주시를 연고로 창단한 지 8년 만에 경기도 부천으로 떠난 적이 있다. 당시 광주시 체육계와 시민들 사이에서 신세계 불매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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