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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매각 성공할까, OK금융그룹도 인수후보 꼽혀

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 2021-04-16 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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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사업 출구전략을 추진하면서 한국씨티은행도 소비자금융사업 매각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씨티은행이 강점을 보이는 기업금융사업은 남겨둔 채 소비자금융부분만 매각하기가 쉽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매각 성공할까, OK금융그룹도 인수후보 꼽혀
▲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매금융부문을 놓고 철수보다는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면철수가 아닌 기업금융사업을 남겨두는 부분철수인 만큼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사업권 매각을 통한 수익 확보 등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과 임직원 모두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아직 소비자금융부분 매각방식, 일정 등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씨티은행이 매각절차를 밟더라도 소비자금융부문을 인수할 금융사가 있을지에 관해서는 회의적이다.

한국씨티은행이 이미 소비자금융부문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1878억 원을 거둬 2019년보다 32.8% 급감했다. 특히 소매금융부문의 순이익은 2018년 721억 원, 2019년 365억 원, 2020년 148억 원 등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여왔다.

한국씨티은행의 시장 점유율도 2019년 기준으로 예수금부문 1.95%, 대출금부문 1.63%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매각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씨티은행은 2020년 말 기준으로 자산 45조 원, 부채 39조 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6조 원가량이다. 

은행주 평균 주당 순자산비율(PBR)인 0.3~0.4배를 적용하면 한국씨티은행 기업가치는 2조~2조4천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한국씨티은행은 전체 자산의 60%가량이 소비자금융사업으로 구성돼 있어 단순 계산해보면 1조2천억~1조4천억 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영업권 등을 포함하면 2조 원가량을 매각가격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각 예상가격이 단일 금융사가 매입하기에는 높은 만큼 금융지주들이 잠재적 인수후보자로 꼽힌다.

다만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시중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들은 굳이 한국씨티은행 인수에 나설 필요성이 적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사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고객자산, 영업점 등을 매각할 수 있지만 디지털 전환을 위해 자체 은행의 영업점도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크게 매력적으로 느끼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매각가가 2조 원가량으로 나온다면 투자 대비 수익을 얻기도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몇해 전부터 수도권 영업진출을 노리고 있는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도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자체 은행을 두 곳 보유한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보다는 DGB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인수전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엇다. 

이 밖에 유력한 인수후보로 OK금융그룹이 꼽힌다. OK금융그룹은 한국씨티은행이 들고 있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이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사업부문을 인수하면 제1금융권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앞서 OK금융그룹은 제3금융권인 대부업에서 시작해 2014년 OK저축은행을 설립해 제2금융권으로 도약했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긍정적 시너지를 이뤄낼 수 있다면 경영적 판단 아래 검토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이 인수에 나선다 해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OK금융그룹은 앞서 2015년과, 2016년, 2017년 세 차례에 걸쳐 증권사 인수에 나섰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어서지 못했다.

다만 소매금융사업부문 여신금액이 17조 원가량 남아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매각 과정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금융당국은 이날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와 관련해 “앞으로 진행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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