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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핀크 대표 권영탁 "마이데이터 허가받으면 시장 틀 바꾸겠다"

고두형 윤종학 기자 kodh@businesspost.co.kr 2021-02-24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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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핀크 대표 권영탁 "마이데이터 허가받으면 시장 틀 바꾸겠다"
▲ 권영탁 핀크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으면 시장의 틀을 바꾸겠다. ‘핀크리얼리’가 플랫폼 차별화의 핵심이 될 것이다.”

권영탁 핀크 대표이사는 금융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게임을 접목한 ‘핀크리얼리(Real:Re)’를 두고 자신감을 보였다.

1월 말 핀크리얼리를 선보인 뒤 한 달 동안 서비스 안정화에 공을 들였던 만큼 3월부터는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겠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핀테크기업뿐 아니라 전통 금융기관들마저 생활금융 플랫폼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확장성을 지닌 ‘핀크리얼리’를 통해 핀크 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이 미뤄지고 있지만 금융위원회가 심사중단제도를 개선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만큼 다시 심사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권영탁 핀크 대표는 23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핀크 본사에서 진행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마이데이터시대를 앞두고 고객에게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제안하자는 생각해서 내놓은 것이 ‘핀크리얼리(Real:Re)’였다”고 말했다.

핀크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급하게 핀크리얼리 서비스를 변경했다. 고객이 본인의 재정현황 등을 보지 못하도록 비공개 처리해 금융위로부터 마이데이터서비스가 아니라는 확인도 받았다.

권 대표는 리얼리의 강점을 ‘확장성’으로 꼽았다. 

금융뿐 아니라 유통(온라인 쇼핑, 배달 주문 챌린지)과 연계를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1등 기업은 리얼리에 관심이 적을 수 있지만 2등, 3등 기업은 다르다”며 “리얼리에 광고를 넣고 챌린지를 할 때 해당 기업 결제 1건을 2건으로 인정하겠다고 고객에게 고지를 하면 고객이 리얼리와 연계한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 생활금융 플랫폼과 관련해 핀크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생활금융플랫폼은 중립성이 있어야 한다.

전통 금융기관에서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과연 전통적 금융기관에서 중립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마이데이터시대에서도 A은행이 자기 고객에게 다른 은행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겠느냐. 추천을 하더라도 우선순위가 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핀크를 포함한 핀테크기업들이 전통 금융기관보다 플랫폼 확장성 면에서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해 다른 핀테크기업과 차별성을 무엇으로 할지 많이 고민했다.

사업자가 고객의 재정상황 등을 정확하게 알고 재정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추천하는 것이 마이데이터의 핵심이다.

‘리얼리’가 플랫폼 차별화의 핵심이 될 것이다.

마이데이터 허가 문제는 빨리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심사가 중단돼 당황스러웠다.

다행스럽게도 도규상 금융부위원장이 빠른 시일 안에 개선하겠다고 말한 만큼 금융위가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마이데이터시장이 제대로 안착되기 위해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많아야 한다. 많은 사업자가 있어야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 공유형 서비스인 핀크리얼리가 성공하려면 참여자 수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고객 유인방안은 무엇인가?

“금융기관들도 리얼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참여자를 크게 늘리려면 핀크의 고객 수나 자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다른 금융기관에 리얼리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 쪽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 네이버파이낸셜이 소액 후불결제서비스를 먼저 시작하는 데 아쉽지는 않나?

“핀크가 제일 먼저 금융위에 소액 후불결제서비스를 제안하긴 했지만 종합지급결제업 진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종합지급결제 라이선스를 확보하면 미니뱅크 역할을 할 수 있다.

소액 후불경제서비스와 관련해 핀테크기업이 전통 금융기관만큼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리스크 관리에 경험이 없는 사업자가 섣부르게 시작하면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고 본다. 

리스크 관리에 확신이 들면 소액 후불결제서비스를 시작하겠지만 검토를 마치고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점과 종합지급결제 허가를 받는 시점 사이의 간격이 크지 않을 것이다.”

- SK텔레콤과 협업 확대 가능성이 있나?

“SK텔레콤의 서비스나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유리하다고 본다.

T스토어, T하이파이브적금, T이득통장 역시 그런 측면에서 나온 것이다.

SK텔레콤도 4차산업혁명시대에 ABCD(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영역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일 것이다.

서비스는 고객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제 등 금융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금융영역이 엮일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찾고 있다.”

-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아닌 제3의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 있나?

“제3의 기관으로부터의 투자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다만 그 시점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결되고 마이데이터와 종합지급결제업 허가를 받은 뒤가 적절한 시점이라고 본다.

마이데이터와 종합지급결제업 허가를 아직 받지 못한 상황에서 핀크가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가치가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

플랫폼 확장성 등을 고려해 여러 곳에서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해 핀크에 투자를 제안한 곳도 많이 있었다.”
[인터뷰] 핀크 대표 권영탁 "마이데이터 허가받으면 시장 틀 바꾸겠다"
▲ 권영탁 핀크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 포용금융을 강조하는데 

“핀테크와 포용금융은 밀접성이 높다. 전통 금융기관과 포용금융이 오히려 어색하다.

핀테크가 시작된 것도 전통 금융기관이 규제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를 받으면서 소외계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내가 핀크에 올 때도 신용등급이 높아야만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전통 금융기관은 정성적 기준으로 고객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전한 고객만 모집하고 있다.
 
최소한 핀크는 고객이 필요로 할 때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포용금융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T스코어도 이런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다.

핀크가 아니어도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은 그대로 받으면 되고 다른 금융기관에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고객이 핀크에서 금융서비스를 받으면 좋겠다.”

- 핀크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의 재정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때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이데이터시대가 열리면서 이러한 목표에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올해 하반기 정도에는 벤치마크하고 있는 크레딧카르마, 민트 등과 유사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고객의 생애주기와 관련해 발생하는 수많은 이벤트들이 발생한다. 다양한 이벤트 전에 관련 금융서비스를 추천해 줄 수 있다.”

- 핀크 대표이사에 오른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2019년 12월 오픈뱅킹 시행이다. 오픈뱅킹은 정말 기대하고 있던 서비스 인프라였다. 

오픈뱅킹이 도입되면서 2020년이 핀크 서비스의 ‘원년’이나 다름이 없다. 그 전에는 ‘절름발이’ 플랫폼이었다면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오픈뱅킹이 도입되기 전에는 핀테크 플랫폼을 지향하면서도 핀크에 연결된 은행이 하나은행뿐이라 하나은행의 계열사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플랫폼을 구성하려면 은행과 초연결성이 필요한데 핀크의 대주주가 하나금융지주인데 왜 우리가 열어줘야 하나며 기존 은행들의 반발이 컸다.

핀크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당국을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불합리함이 해소되지 않으면 핀테크의 활성화가 불가능하다는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다.

- 핀테크업계와 관련해 자주 목소리를 내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핀크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사를 맡고 있다. 때가 되면 협회장도 도전할 것이다.

업계에서 메기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한때 혁신의 바람이 강하게 불다가 최근 기울어진 운동장 이야기가 나오면서 전통 금융기관의 입김이 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혁신을 하려면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야 하고 경쟁을 위해서는 개방이 필요하다.

개방이 없이 혁신을 불가능하다.  

데이터를 보유하고 레거시(유산)를 지니고 있는 오래된 기업으로서는 개방이 싫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시점까지는 한 쪽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더라고 개방이라는 철학이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돌출적 발언이 필요하다고 본다.”

-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주주이지만 핀크가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혁신금융시장에서 메기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것이 ‘치열함’이다.

직원들에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발빠르게 실행해달라고 주문한다.

예전에 한 선배에게 ‘너 스스로를 벼랑 끝까지 몰아봐라’라는 말을 들었다.

안전하고 안락하게 있으려 하지 말고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면 본인도 모르는 경쟁력이 날카롭게 생긴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1970년 태어나 동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신세기통신을 거쳐 SK텔레콤에서 유통기획, 판매기획, 제휴사업, 마케팅전략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10년 초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조인트벤처를 만드는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면서 금융에 발을 들이게 됐다.

2010년 12월 하나SK카드로 자리를 옮긴 뒤 2013년 모바일 체크카드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2016년 SK텔레콤으로 돌아가 웹서비스 총괄을 맡다가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두 번째 조인트벤처를 만드는 추진단에 뽑혀 SK텔레콤 쪽 프로젝트 총괄 단장을 맡았다.

처음에는 추진단에 참여하지 않으려 했지만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 두 곳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권 대표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꼭 찍었다고 한다.

2017년 9월 핀크가 출범하면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실무를 책임지다 2019년 7월부터 핀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윤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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