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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대우조선해양 노조 매각반대 실력행사 태세, 이성근 난감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1-14 14: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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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인력 감축을 들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반대 움직임에 힘을 더 쏟을 태세를 보인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처지가 난처해질 일이다. 노조를 달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데 인력 감축을 중단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오늘Who] 대우조선해양 노조 매각반대 실력행사 태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7281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성근</a> 난감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14일 대우조선해양 노사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25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을 놓고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희망퇴직이 선별적 인력 감축이 아니라 앞으로 진행될 강제적 감원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이후 본격화할 대규모 강제 인력 감원의 신호탄으로 본다”며 “회사가 희망퇴직을 빙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희망퇴직 철회를 요구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한 실력행사를 함께 예고하면서 이성근 사장으로선 난처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노조는 소식지 ‘투쟁속보’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가 상반기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매각 반대 투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반독점법이 가장 발달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선주사들이 모인 곳이라 기업결합심사를 넘기 가장 힘든 지역으로 꼽힌다.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에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반대 목소리에 실질적 힘이 실릴 수도 있다.

금속노조와 대우조선지회는 유럽연합 기업결합심사의 이해당사자로 참석해 공식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제3자 지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피인수기업 대표인 만큼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협조하기 위해 금속노조와 대우조선지회가 제3자 지위를 활용해 반대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앞서 12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이 3월 안에 기업결합 승인을 받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고려하면 한국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는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승인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작은 변수라도 제거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번 희망퇴직이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한 노조의 실력행사로 이어진다면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이 사장이 노조를 달랠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노사관계에서 회사가 노조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임금교섭에서 노조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장은 노조에 내어줄 ‘당근’의 크기를 스스로 결정하기 어렵다. 대우조선해양의 노사 교섭과 관련한 최종 결정권은 이 사장이 아니라 채권단을 이끄는 산업은행에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동걸 회장의 말대로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가 3월 안에 승인 결론으로 끝난다면 상반기 안에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이 한국조선해양으로 넘어가는 매각의 후속 실무작업이 시작될 수도 있다.

이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는 2022년 3월29일까지이나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그룹 소속으로 바뀐 뒤에도 이 임기가 그대로 보장된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현재 시점에서 이 사장이 노조의 체면을 세워줄 만한 별도의 방안을 약속하기도 쉽지 않다.

이 사장이 노조를 달래기 위해 희망퇴직을 철회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일감 감소세에 맞춰 인력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이후 한 번도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탓에 일감이 줄고 있다. 이는 고정비 부담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해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영업이익 2711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영업이익 1조248억 원을 낸 뒤로 이익규모가 급격하게 쪼그라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 말 기준으로 급여총액이 6988억 원에 이르렀는데 이 시장은 이를 2020년 3분기 말 기준 4288억 원까지 낮췄다. 그럼에도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의 직원 수는 9938명에서 9460명으로 478명밖에 줄지 않았다.

이 사장이 그동안 인력을 줄이지 않고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공을 들였다는 점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 점 또한 실적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사장은 희망퇴직을 통해서라도 인건비를 더 줄여야 하는 현실과 인력 감원에 기업결합 반대로 맞불을 놓으려는 노조 사이에서 ‘샌드위치’ 처지에 놓인 신세가 된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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