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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한화생명 주가 겨우 회복세, 여승주 자산운용 성과와 씨름

고두형 기자 kodh@businesspost.co.kr 2020-12-23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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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주, 한화생명 자산운용 성과와 씨름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투자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영업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생명의 실적 개선을 이어가려면 자산운용 전략을 적극적으로 들고갈 필요가 있다.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 약 100조 원에 이르는 만큼 자산운용부문에서 성과를 조금만 높이더라도 실적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여 사장은 운용자산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과감하게 바꾸고 있다.

환헤지 비용 등을 고려하면 해외채권의 투자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판단 아래 해외장기채권을 팔고 국내장기재권을 매입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용자산 가운데 국내채권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2019년 3분기 말과 비교해 국내채권 비중은 5%포인트 늘었고 해외증권 비중은 6%포인트 줄었다.

한화생명은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2020년 3분기까지 채권 매각이익 6600억 원가량을 거뒀다. 2019년 같은 기간 1830억 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4400억 원)보다 채권 매각이익이 50%가량 많다.

여 사장이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조정하면서 운용자산 이익률 하락을 어느 정도 방어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한화생명 운용자산 이익률은 3.41%로 2019년 말보다 0.0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운용자산 이익률은 3.41%에서 3.24%로 0.17%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생명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도 3.5%에서 3.3%포인트 내렸다.

여 사장은 운용자산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대체투자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이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한화생명이 해외 대체투자 등을 늘릴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

◆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대비해 체질 개선, 자본확충은 과제

여승주 사장은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한화생명의 체질을 바꾸는 일을 서두르고 있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 전속설계사 채널에서 판매한 상품 가운데 보장성상품 비중은 92%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오른 것이다.

독립법인보험대리점에 판매된 상품 가운데 보장성상품 비중은 91%로 지난해보다 14%포인트 높아졌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매출’로 처리되던 저축성보험 등이 ‘부채’로 잡힌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보험상품을 많이 판매했던 한화생명은 적립금이 크게 늘어나게 돼 부채 규모도 확대된다. 보험부채가 많아지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하락하기 때문에 자본확충 부담도 커진다.

9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65.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7%포인트 올랐다.

실적 개선, 채권 재분류 등의 효과로 한화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새 국제회계기준,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대비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국내 생명보험사 빅3 가운데 한화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가장 낮다. 

9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345%, 교보생명은 356.5%로 나타났다.

2023년 보험사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 등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보험연구원은 새 회계제도가 도입되면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여 사장이 추가 자본확충을 고민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생명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화생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2조563억 원에 이른다. 

여승주,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도 챙겨야

2020년 12월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여승주 사장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은 대표 금융사인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내부통제정책과 위험관리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한화생명은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대표해 자본 적정성과 내부거래·위험집중 등 건전성 관리, 보고·공시 등 업무도 수행해야 한다.

한화생명은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여승주 사장은 한화생명 대표이사를 맡기 전에도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한화에서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을 맡아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 전반의 관리를 맡았다.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2020년 9월부터 캐롯손해보험의 최대주주를 한화손해보험에서 한화자산운용으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한화손해보험 매각설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 지분 51.4%를 쥐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는 그룹의 경영권 승계구도와도 연결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동원 전무가 향후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이끌 것으로 보이는데 여 사장은 승계와 관련해서도 중책을 맡고 있는 셈이다.

재무전문가인 여승주 사장이 본업인 보험영업과 자산운용,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김 전무가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힘을 보태는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아 1년 동안 허가사업 진출할 수 없는 점은 아쉬울 수 있다.

◆ 한화생명 주가, ‘동전주’ 굴욕 딛고 회복세 들어가

한화생명 주가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며 여승주 사장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화생명 주가는 2020년 3월18일부터 5거래일 동안 1천 원을 밑돌며 ‘동전주’ 굴욕을 겪기도 했다.

최근 1년 최고가를 넘으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이 2020년 3월 한때 8천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2조 원을 넘었다.

여 사장이 단독대표체제 1년 만에 실적 개선을 이루면서 주가도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올해 3분기 별도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241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것이다.

한화생명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여 사장이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2019년 3월보다 40% 정도 하락한 수준이다.

◆ 한화그룹 재무 전문가 여승주, 한화생명에서 구원투수 역할 톡톡

여승주 사장은 한화그룹 안에서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때 실무총괄을 맡았고 한화생명의 상장과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화학 계열사 인수 당시 실무작업에도 관여했다. 

여 사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연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여 사장은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맡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재무 전문가로서 실력을 보여줬다.

여 사장은 2016년 2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큰 손실을 보며 적자에 허덕이던 한화투자증권의 구원투수를 맡았다.

손실을 만회하고 영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한화투자증권은 2017년 1분기 순이익 175억 원, 2분기 순이익 183억 원을 거뒀다.

여 사장이 한화생명에 오게 된 것도 바로 한화생명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달라는 그룹의 기대에 따른 것이다.

여 사장은 지난해 11월 차남규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단독대표이사를 맡아 실적 개선과제를 홀로 짊어지고 있는데 올해 순이익 개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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