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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개별요금제로 발전용 LNG 잡기 본격화, 형평성 논란은 숙제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0-11-03 15: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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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가 개별요금제 도입을 본격화하며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를 잡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개별요금제를 활용하면 액화천연가스를 직접 수입하려는 발전회사들의 수요를 붙들 수 있어 가스공사의 실적 방어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 개별요금제로 발전용 LNG 잡기 본격화, 형평성 논란은 숙제
▲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3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가스공사와 개별요금제 계약을 체결해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발전회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요금제는 액화천연가스 도입계약을 각각의 발전사와 개별적으로 맺는 방식이다. 

그동안 가스공사는 액화천연가스 도입계약가격을 평균해 모든 발전사에게 동일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평균요금제를 통해 계약을 맺어왔다.

개별요금제를 통하면 유가 하락에 따른 액화천연가스 가격 하락세를 요금에 바로 반영할 수 있어 에너지기업이나 발전사들은 기존 평균요금제보다 더 저렴하게 액화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다.

가스공사는 최근 지역난방공사와 개별요금제 첫 계약을 맺으며 개별요금제 도입의 신호탄을 쐈다. 

가스공사는 지역난방공사 외에도 내포그린에너지 등의 10개 이상의 발전사들과 연간 약 350만 톤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개별요금제 계약을 맺기 위한 협상 및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발전사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를 직접 수입하기 어려운 중·소규모 발전사에 알맞은 계약조건을 다양하게 제시해 개별요금제 체결을 늘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개별요금제를 체결하는 발전사가 늘면 가스공사는 액화천연가스 판매량 감소를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가스공사에서 액화천연가스를 구매하지 않는 대신 직접 수입하는 국내 발전회사들이 점차 늘면서 가스공사의 매출은 감소해왔다.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판매 매출은 2019년 기준 23조9038억 원으로 2018년보다 4.3% 감소했다.

일반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도시가스용 천연가스 판매 매출은 2018년보다 0.2%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발전용 천연가스 매출이 11.2% 줄어든 데 큰 영향을 받았다. 

발전사들의 천연가스 직수입 물량은 2013년 141만4천t으로 국내 천연가스 전체 수입량의 3.5%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늘어 2019년에는 728만 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17.8% 수준까지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발전사들이 정부에 제출한 천연가스 직도입 의향서를 기반으로 발전사들의 직도입 물량이 2026년 1080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바라봤다.

직수입이 늘어 가스공사를 통해 공급되는 물량이 줄면 가스공사 매출과 수익성에 악영향 끼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부담해야하는 액화천연가스 가격이 높아져 정부가 가스공사를 설립해 에너지 공공성을 확보하고자 했던 목표도 흔들리게 된다.

가스공사가 최근 새 먹거리인 수소유통 전담기업으로 부각되면서 시장과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 수소사업이 자리를 잡지 못해 당분간은 본업인 천연가스 유통 및 판매사업에서 실적을 내야한다. 

가스공사의 3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유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해외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이 주식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가 3분기에 매출 3조89억 원, 영업손실 2751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3.4% 감소하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다만 개별요금제 도입 확대에 따라 기존에 평균요금제로 계약한 기업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이를 해결해야하는 일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가스공사와 기존 평균요금제로 장기계약을 맺은 사업자들은 더 비싼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공급받게 돼 ‘가격차별’이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1999년 이전에 가스공사가 장기계약한 천연가스 가격은 2019년 맺은 계약의 천연가스 가격보다 약 1.7배 높다.

평균요금제는 1999년 이전에 가스공사가 해외 가스전과 맺은 계약과 최근 낮아진 천연가스 가격을 평균하기 때문에 최근 낮아진 천연가스 가격을 반영해 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개별요금제보다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 평균요금제로 계약을 맺은 발전사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요금제도 개선을 위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최근 발전사들과 공동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하고 용역수행사를 선정했으며 이번 달부터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10월30일 지역난방공사와 2023년부터 약 15년 동안 개별요금제를 적용해 연간 40만 톤 규모의 물량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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