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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연매출 1조5천억 뇌전증치료제 보유한 UCB처럼 클까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0-07-02 15: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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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화려하게 상장하며 시가총액이 10조 원에 육박하면서 향후 기업가치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은 경쟁 글로벌 제약회사인 벨기에 ‘UCB’와 비슷한 성장과정을 거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K바이오팜, 연매출 1조5천억 뇌전증치료제 보유한 UCB처럼 클까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

SK바이오팜은 2일 상장과 동시에 주가가 상한가로 직행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목표주가를 훌쩍 뛰어넘으며 ‘역대급 대어’임을 입증했다.

SK바이오팜이 상장하기 전 국내 증권사들은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를 5조~6조 원대로 평가했다.

KTB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 기업가치를 6조4천억 원으로, 미래에셋대우는 5조7천억 원, DB금융투자는 5조 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의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9조9458억 원으로 이미 10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게다가 상한가에 매수하겠다는 대기 물량이 2조 원을 넘어 당분간 기업가치가 더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을 경쟁 글로벌제약회사인 UCB와 비교한다.

UCB는 현재 세계에서 매년 매출 1조5천억 원을 내는 뇌전증 치료제 ‘빔팻’을 판매하는 곳이다. UCB는 빔팻 외에도 ‘케프라’, ‘브리비액트’ 등 뇌전증 치료제 3가지를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미국에 출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UCB의 빔팻, 브리비액트 등과 정면대결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임상단계부터 빔팻보다 효과가 우수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또 가격 경쟁력을 위해 3세대 뇌전증 치료제 브리비액트보다는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 한 달 치료비가 1천 달러(약 120만 원) 정도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UCB와 SK바이오팜은 거대한 산업자본에 기반한 업체라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UCB는 1928년에 창립돼 처음에는 화학, 필름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를 통해 축적한 풍부한 자금으로 2005년 제약바이오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유럽 대형 제약사인 셀텍(Celltech), 슈바르츠(Schwarz) 등을 인수하면서 현재는 연매출 6조 원의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SK바이오팜은 2019년 기준 매출이 1238억 원에 불과하고 수년째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SK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도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경쟁력 있는 제약바이오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UCB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제약사업을 확장해 왔는데 SK바이오팜도 유사한 경로를 통해 성장할 것”이라며 “시간문제일 뿐 SK바이오팜의 성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많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SK바이오팜의 사업이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오르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뇌전증 치료제와 같은 중추신경계(CNS) 약물은 출시부터 최고매출 시점에 도달할 때까지 약 8~10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매년 2천억 원 이상을 쏟아 붓는 연구개발비와 판관비 등의 비용을 넘어서는 매출을 내기 쉽지 않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도 올해 매출이 600억 원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직 엑스코프리의 적응증은 성인 대상 부분발작에 그치고 미국 보험사와도 40% 정도만 계약을 마친 상태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의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올해 SK바이오팜의 흑자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해 2019년 7월 미국에 출시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도 출시 초기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노시의 2020년 1분기 매출은 192만4천 달러(약 24억 원)로 2019년 4분기보다 29.4% 감소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엑스코프리의 미국 내 마케팅 비용, 엑스코프리 적응증 확대,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임상 진행에 따른 연구개발 비용 증가로 SK바이오팜의 단기 실적 모멘텀은 약할 것”이라며 “마케팅효과가 의미 있게 나타날 시점은 2024년으로 예상 매출은 7784억 원”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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