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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IT기업에 핀테크 밀리지 않겠다', 정영채 IT인력 대거 채용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0-06-11 13: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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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주요 정보통신(IT)기업들이 증권업계까지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핀테크시장에서 이들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IT인력을 대폭 확충하면서 자체 디지털역량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 'IT기업에 핀테크 밀리지 않겠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75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영채</a> IT인력 대거 채용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1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면접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채용에서 IT와 디지털직무 인력을 전체 채용인력의 30%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 대표는 작년 조직에 디지털본부를 새로 신설하고 산하에 디지털혁신부와 디지털운영부를 둬 2부 체제로 운영하면서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운영부는 전사적 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시스템 도입을 통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역량 강화를 담당한다. 디지털혁신부는 전체 디지털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 대표는 이번 채용에서 관련 인력을 대폭 늘려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디지털로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단순 중개시장은 멀지 않은 미래에 상당부분 디지털서비스로 대체될 것이며 기업금융도 예외가 아니다"며 "고객이 점점 더 선호도를 키워가고 있는 디지털 채널에 대해 좀더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대표가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는 데는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기업들이 점차 증권업으로 범위를 넓혀오는 데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현재까지 카카오 계열사들과 손잡고 젊은 고객층 확보, 기술 개발 등 협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카카오가 점차 사업영역을 넓혀오면서 NH투자증권의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과 카카오뱅크는 2월 말 계좌개설 제휴를 통해 한 달 만에 약 33만 개의 신규계좌를 유치하고 4500억여 원의 신규자금을 유입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이에 더해 6월 한달 동안 카카오뱅크 연계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연 4.5% 금리를 제공하는 발행어음 특판 이벤트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를 통해 NH투자증권 신규계좌를 유치한 고객 가운데 약 76%가 20대와 30대 젊은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2월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지털혁신 및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해 디지털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교두보 삼아 증권업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화하면서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

카카오뱅크는 5월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 인수와 관련해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았다.

대주주 적격 승인 직후 바로투자증권은 회사이름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변경하고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의 시작을 알렸다.

다른 IT기업들의 금융업 진출 속도도 거세다.

토스는 증권업 진출을 위해 3월18일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받고 하반기 증권업 시작을 위한 인적·물적요건 등을 갖추고 있다.

네이버는 8일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통장'을 출시하고 점차 금융사업을 넓혀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증권업을 비롯한 금융업계에서는 IT기업의 금융진출이 본격화하면서 전통금융사가 자칫 '납품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 접촉면이 넓은 플랫폼 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금융사는 그들과 협업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손잡고 출시한 '네이버통장', 토스와 하나카드가 만든 '토스카드' 등 최근 IT기업과 금융사가 손잡고 출시하는 협업 상품들이 모두 플랫폼기업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점을 보면 이런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 높다는 시각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증권사 지점 방문을 꺼리는 고객들이 급격히 늘어난 점도 NH투자증권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 꼽힌다.

비대면거래 고객이 증가하면서 증권업계는 중소형지점을 축소하고 대형지점, 복합지점을 운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소형지점들이 맡아왔던 개인고객 유치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화하겠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6월 초 서울 천호점을 폐점하고 잠실점과 통합해 잠실금융센터를 열었고 9월 부산에서도 인근 점포를 통폐합해 대형지점을 세운다는 계획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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