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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가 물꼬 튼 LNG운반선 발주, 조선3사 화물창 독립 절호의 기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6-08 1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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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3사가 LNG(액화천연가스)화물창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잡을까?

조선3사가 LNG운반선 수주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화물창시장은 프랑스 GTT가 독점하고 있다. 조선3사도 독자적으로 개발한 LNG화물창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계속해서 타진하고 있다.
 
카타르가 물꼬 튼 LNG운반선 발주, 조선3사 화물창 독립 절호의 기회
▲ 왼쪽부터)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8일 조선업계에서는 프랑스 GTT의 LNG화물창이 아니라 조선3사가 독자개발한 LNG화물창의 탑재를 요구하는 LNG운반선 발주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

카타르의 100척 슬롯 예약을 시작으로 앞으로 발주될 프로젝트 단위의 LNG운반선에 대형 선주사들의 투기발주 물량까지 더하면 조선3사의 LNG운반선 건조능력을 일시적으로 넘어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박을 늦게 발주해 제때 선박을 인도받기 어려운 발주처가 적시에 선박을 확보하기 위해 조선3사의 LNG화물창 탑재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LNG운반선은 GTT의 화물창 검수기간 때문에 선박 건조기간이 필요 이상으로 길다”며 “독자개발 LNG화물창을 탑재한다면 선박 건조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3사는 철판 자르기(Steel Cutting)를 선박 건조작업의 시작점으로 하면 초대형 원유운반선 1척을 건조하는데 보통 7~8개월이 걸린다. 그런데 LNG운반선의 건조에는 17개월가량이 필요하다.

이는 도크 용량의 한계가 아니라 조선소 안벽 검수작업의 한계와 관련이 크다.

LNG운반선은 화물창 제작기술을 조선사에 제공하는 GTT가 LNG화물창 검수작업에 과도하게 긴 시간을 들이는 탓에 안벽에서 진행되는 의장작업이 액체화물운반선보다 오래 걸린다.

GTT가 LNG화물창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조선사가 검수작업의 단축을 요구할 수도 없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를 ‘법적 우월성을 지닌 GTT의 과도한 간섭’이라고 표현했다. 

선박 건조기간이 늘어지는 것은 도크와 안벽의 회전률을 낮춰 1년 건조능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이는 조선사의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조선3사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LNG화물창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LNG화물창의 핵심은 첫째가 안전성, 둘째가 낮은 LNG기화율이다. 조선3사가 주로 활용하는 GTT의 화물창 ‘마크3플렉스(Mark3-Flex)’는 현재까지 사고 발생이 보고되지 않았으며 LNG기화율은 0.07%다.

삼성중공업이 독자개발한 LNG화물창 KCS는 LNG기화율이 마크3플렉스와 같은 0.07%다. 대우조선해양의 LNG화물창 솔리더스(Solidus)는 0.049%로 GTT의 화물창보다 뛰어나다.

한국조선해양의 화물창 하이멕스(Hi-MEX)는 내부에 주름 형태의 설계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선박 운항 도중 화물창에 저장된 액체상태의 LNG가 흔들리며 화물창에 부담을 주는 ‘슬로싱(Sloshing) 현상’을 줄일 수 있어 안전성 측면에 강점이 있다.

조선3사는 조선박람회가 열릴 때마다 독자개발한 LNG화물창의 기술을 전시해 선주사들에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LNG화물창들은 아직 한 번도 선박에 탑재되지 못했다.

선주사들이 비싼 배에 모험을 원하지 않아 기존 GTT 화물창의 탑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4월 기준으로 LNG운반선 건조가격은 1척당 1억8600만 달러(2241억 원가량)다.

조선3사가 GTT 독점의 LNG화물창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LNG운반선 수주 경쟁력 높이기와도 연관이 있다.

조선3사는 LNG운반선 1척을 건조할 때마다 GTT에 기술 로열티로 1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전체 선박 건조가격의 5% 수준이다.

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면 선박 건조가격을 로열티만큼 낮춰 발주를 유인할 수 있다. 선박 건조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면 그대로 수익성 개선효과로 이어진다.

조선3사가 LNG운반선에 독자개발한 LNG화물창을 탑재하는 것은 선주들에 선박 건조가격 하락과 인도기한 단축의 이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길인 셈이다.

이에 앞서 1일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이 100척 이상 분량으로 추정되는 LNG운반선 건조 슬롯을 조선3사에 예약하며 올해 LNG운반선 발주의 물꼬를 텄다.

이에 다른 발주처들도 경쟁적으로 조선3사에 LNG운반선을 발주하려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모잠비크, 러시아, 나이지리아 등에서 최소 44척의 LNG운반선 발주가 대기하고 있다.

중국 후동중화조선의 LNG운반선 건조 슬롯이 카타르의 최대 16척 예약으로 꽉 찬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후속 발주건들은 모두 조선3사를 향할 수밖에 없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 LNG운반선 150여척은 기존의 수주잔고와 함께 2026년까지 조선3사의 LNG운반선 건조능력 가운데 상당 부분을 채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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