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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에서 진보 목소리 키우는 김세연, 차세대 개혁보수로 자리잡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05-20 16: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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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이 보수진영에 잇달아 개혁 화두를 던지며 개혁적 보수 이미지를 세우고 있다.

김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총선에 불출마해 원외에 머물게 되지만 통합당 안팎에서 차세대 보수주자로서 ‘역할론’이 꾸준히 오르내린다.
 
통합당에서 진보 목소리 키우는 김세연, 차세대 개혁보수로 자리잡나
▲ 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진보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기본소득 도입과 주택공개념 등의 의제를 내놓으며 보수의 개혁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의원은 18일 한경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세상이 바뀌면 현실에 적응하면서 그 시대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진정한 보수의 자세”라며 “기본소득제와 주택공개념 등이 보수의 가치가 아니라는 것은 수구적 관점”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제나 주택공개념 등은 진보 진영에서 주로 다뤘던 의제로 보수 진영 내에서는 ‘좌파 정책’으로 비판했던 것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김 의원의 발언은 다소 파격적이다.

보수정당에서 금기시 되던 젠더 이슈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14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시대의 “변화하는 사회적 가치를 반영해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게 보수의 사명”이라며 기후변화 대응과 성소수자를 포함한 ‘젠더 이슈’ 등을 공론화해야한다는 뜻도 보였다.

동성애 등에 극렬히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계가 보수진영의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하는 터라 보수정치인이 젠더 이슈를 입 밖에 내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김 의원은 전광훈 목사로 상징되는 극우 기독교와도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서울 영등포에 개인사무실을 마련해 앞으로 청년정치인 육성과 정책 연구 등을 지속하며 보수개혁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이 혁신 화두를 꺼낸 것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전부터 보수진영 내 개혁성향으로 분류됐는데 시대 변화에 따라 보수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줄기차게 냈다.

김 의원은 2016년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을 모두 아우르는 연구모임 ‘어젠다2050’의 창립을 주도한 바 있다. 이 모임에는 유승민 통합당 의원 등 보수 인물뿐 아니라 당시 민주당 소속으로 있던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와 조정식·이철희 의원도 참여했다.

이 모임에서 기본소득제와 로봇의 인력 대체, 사회복지에 관한 논의가 폭넓게 이뤄졌다.

과거 보수진영 내에서 김 의원의 개혁 화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친박근혜계 등이 보수진영을 장악하고 있었던 탓에 김 의원이 주장한 개혁의제들이 설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4·15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합당 참패로 보수진영 내에서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개혁성향의 김 의원을 향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총선 참패 여파로 당내 계파색이 크게 옅어져 개혁을 추진할 공간은 오히려 넓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다음 대선후보로 ‘1970년대에 태어난 경제를 잘 아는 혁신할 수 있는 인물’을 꼽으면서 김 의원은 더욱 주목받는 정치인이 됐다.

김 의원은 1972년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했다. 대를 이은 가족기업인 동일고무벨트에서 대표이사로 기업을 경영한 경험도 지니고 있다.

다만 김 의원의 대선 도전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란 의견이 많다. 아직 대선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은 데다 총선 이후 통합당이 지도체제 확립 등 당을 추스리는 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

김종인 비대위가 아닌 다른 지도체제가 구성되면 김 의원을 다음 대선주자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도 “대선주자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자세를 낮추고 있다.

내낸에 치러질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도 김 의원의 앞에 놓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다.

부산시장 자리는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으로 불명예 퇴진하며 공석이 됐다.

김 의원은 대를 이어 부산의 지역기업인 동일고무벨트를 가업으로 이어왔고 아버지 김진재 전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금정구에서 대를 이어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활동을 했다. 젊은 이미지에 부산에 지지기반이 두터워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힌다.

현재 통합당은 김 의원이 내놓은 개혁 화두와 비슷한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20일 심재철 의원이 주최한 ‘미래통합당 총선 패배 원인과 대책은?’ 토론회에서는 통합당의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토론회 발제자인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는 “통합당은 진보우파의 길을 가야한다”며 “진보의 가치인 평등, 분배, 투명성을 표방해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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