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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푸르덴셜생명 인수 뒤 통합작업 시동, 이창권 역할 주목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5-11 12: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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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았지만 화학적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하는 과제는 만만치 않다.

푸르덴셜생명이 30년 동안 독립 생명보험사로 생존해 온 데다 외국계기업인 만큼 KB금융지주와 여러 면에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푸르덴셜생명 인수 뒤 통합작업 시동, 이창권 역할 주목
▲ 이창권 KB금융지주 부사장.

KB금융지주가 대형 생명보험사를 경영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 역시 약점으로 꼽힌다.
 
11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조만간 푸르덴셜생명 직원이 포함된 실무협의회가 구성되고 본격적으로 PMI(인수 이후 통합)작업이 시작된다. 현재 구성을 위한 사전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협의회는 인수 이후 조직안정과 시너지 강화방안, 전산 개발 등 주요 과제를 해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수전을 이끈 이창권 KB금융지주 부사장(CSO)을 비롯해 김기환 KB금융지주 부사장(CFO),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 쪽 인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창권 부사장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KB금융그롭의 대표적 전략 전문가로 올해 초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이끌었다. 4월 열린 KB금융지주 실적 발표회에 참석해 직접 푸르덴셜생명 시너지 강화방안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푸르덴셜생명을 놓고 이뤄질 인수 뒤 통합작업은 여러 면에서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의 가장 큰 장점이자 경쟁력인 설계사 조직을 KB금융지주에 온전히 흡수하는 데 역량을 쏟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르덴셜생명은 생명보험협회가 부여하는 ‘우수인증설계사’ 자격을 취득한 설계사 비율이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다. 우수인증설계사 제도가 도입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최고 기록을 세워왔다.

우수인증설계사는 생명보험협회가 건전한 보험 모집질서를 정착하고 완전판매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08년부터 도입한 제도다. 매년 보험설계사들의 근속기간, 계약유지율, 모집실적, 불완전판매건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인증설계사를 선발하고 자격을 부여한다.

푸르덴셜생명의 우수인증설계사 비율은 지난해 기준 33.8%(633명)로 생명보험업계 평균인 13.5%를 훌쩍 넘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설계사 조직은 4년제 대학을 나온 남성 위주로 구성돼 있다”며 “기존 보험 설계사 조직과 다르다는 자부심도 강한 만큼 KB생명보험과 통합을 내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수가 결정된 뒤 일부 설계사들이 인수에 반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에서는 푸르덴셜생명 소속 설계사들이 다른 보험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로 이탈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부사장도 이 점을 의식한 듯 4월 KB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푸르덴셜생명 인수와 관련해 라이프플래너(LP) 중심의 기업문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강점을 최대한 유지해 안정적 편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당시 “푸르덴셜생명 인수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푸르덴셜생명의 영업 경쟁력 강화, 조직 안정화, 경영철학”이라며 “국내 최고 수준의 영업력을 갖춘 푸르덴셜생명이 국내 최대 고객 기반과 영업망을 보유한 KB금융그룹에 편입되면 다양한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을 KB금융그룹으로 흡수하고 이후 KB생명보험과 통합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LIG손해보험을 인수했을 때는 기존 KB금융그룹에 손해보험사가 없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수월했지만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을 통합하는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2016년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할 당시에는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당시 KB금융지주 전무를 지내며 인수를 총괄했다. 당시 이동철 전무 아래서 이창권 부사장이 부장으로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동철 사장은 그 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 실무를 책임지는 통합추진단장도 맡았고 이 때의 공로를 인정받아 같은해 말 전략총괄(CSO)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때 통합 KB증권의 새 대표이사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창권 부사장도 지난해 CSO(전략총괄)로 승진하는 등 이동철 사장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CSO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뒤부터 점차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윤 회장이 해외사업과 인수합병을 KB금융지주의 새로운 양대 축으로 삼으면서 이를 총괄하는 CSO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조만간 실무협의회가 구성될 것”이라며 “이창권 부사장이 인수전에서 실무를 맡아 인수전을 이끌었지만 실무협의체는 KB금융그룹의 다양한 보험 계열사를 비롯해 여러 분야의 인물들이 협력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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