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마스크 5부제 시행 앞두고 "콩 한쪽 나눠 위기 극복해야"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대구시청에서 '마스크 5부제 본격 시행에 즈음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정세균 국무총리가 9일부터 시행되는 마스크 5부제 판매 제도의 안착을 위해 국민의 협조를 요청했다.

정 총리는 8일 대구시청에서 ‘마스크 5부제 본격 시행에 즈음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서 정 총리는 “마스크 5부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 협조가 절실하다”며 “콩 한쪽도 나눈다는 심정으로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한 공평하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다”며 “다소 불편하더라도 꼭 필요한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양보와 배려, 협력을 기반으로 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주기를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5부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태어난 연도를 기준으로 주1회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한 제도로 9일 본격 시행된다. 한 번 살 때 수량은 2매로 제한되며 주중 마스크를 사지 못한 이들은 출생연도와 관계없이 주말에 구입할 수 있다.

정 총리는 감염 위험성이 낮은 곳에서는 면 마스크를 착용해 줄 것도 당부했다.

그는 “개정된 마스크 사용지침은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가정 내, 개별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고 감염 위험성이 낮은 곳에서는 면마스크 사용도 권장하고 있다”며 “공직사회가 먼저 면마스크 사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마스크 공급 확대를 위한 원자재 확보, 생산설비 가동률 확대, 부정유통 단속 등도 약속했다.

다음은 담화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2월 중순 확진자 규모가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정부는 코로나19 대응단계를 심각단계로 격상하고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대본 체제로 개편한 바 있습니다.

현재 피해가 심각한 대구, 청도, 경산 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제가 중대본 본부장을 맡아 대구에 온 지도 오늘로 13일째입니다.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증상에 따라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코로나19 치료체계를 재구축하고, 전국 지자체와 기업 등의 협조 아래 지금까지 2500여 병상과 경증환자 3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급한 불은 꺼나가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엄중합니다.

국민의 불안감도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대본 책임자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입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마스크 구매 수량을 1인당 2매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절대량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긴급한 의료현장과 감염병 특별관리지역 등에 우선 공급해야 하는 현실적 제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3일간의 시범기간을 거쳐 내일부터 마스크 5부제가 본격 시행됩니다.

가능한 한 공평하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습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태어난 연도를 기준으로 주1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고, 주말에는 해당 요일에 마스크를 사지 못한 분들을 위해 출생연도와 관계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마스크 5부제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 협조가 절실합니다.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꼭 필요한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양보와 배려, 협력을 기반으로 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콩 한쪽도 나눈다는 심정으로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갑시다.

정부도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여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개정된 마스크 사용지침은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가정 내, 그리고 개별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합니다.

감염위험성이 낮은 곳에서는 면마스크 사용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공직사회가 먼저 면마스크 사용에 앞장서겠습니다.

마스크 공급을 늘리기 위해 필터 등 원자재 확보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나가겠습니다.

생산설비의 가동율을 극대화하는 한편, 밀실생산이나 부정유통에 대해서는 철저히 단속하겠습니다.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국회에 제출한 11조7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이 통과되는 대로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의 완전 종식과 경제회복을 위해 신속히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모두가 일상과 생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배의 항로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과 파도가 아니라 돛의 방향입니다.

코로나19라는 역풍 앞에서도 우리는 앞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전국각지에서 대구로 달려와 주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군·경과 소방대의 눈물어린 헌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긴밀한 협력 그리고 시민들의 감동적이고 자발적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 국민은 위기 앞에서 더 강한 힘을 발휘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힘을 모은다면 코로나19와 전쟁도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