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새로 선임하는 이사 가운데 부적절한 인사가 다수 포함됐다고 시민단체가 반대했다.
경제개혁연대는 6일 발표한 ‘삼성의 이사회 구성계획 여전히 변화 체감하기 어려워’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이사회 전문성 확보와 투명성 강화에 미온적이라고 평가했다.
▲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왼쪽)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
이들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그룹 차원의 노력은 일부 확인할 수 있다”면서도 “삼성그룹은 준법경영을 강조하면서도 근본적 변화에 소극적”이라고 바라봤다.
이들은 삼성그룹 7개 계열사, 8명의 후보를 놓고 “명백한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거나 정상적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후보들”이라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사재훈 삼성증권 부사장은 2018년 4월 삼성증권 배당사고 당시 사내이사로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하는 인사들로 꼽혔다.
경제개혁연대는 “
전영묵·사재훈 후보는 내부통제시스템 문제를 방치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회계부정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어 회사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박대동 삼성화재 사외이사 후보는 21대 총선 미래통합당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점이 문제로 꼽혔다.
경제개혁연대는 “국회의원은 겸직금지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의원이 된다면 사외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다”며 박 후보가 2012년 19대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CJ제일제당·코스모투자자문 사외이사에서 사임한 점을 들었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화재 내부규범은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으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수 있는 자’를 규정하고 있다”며 “당선 여부와 별개로 박 후보를 추천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최원욱 삼성SDI 사외이사 후보, 유지범 삼성전기 사외이사 후보, 신현한·유재만 삼성SDS 사외이사 후보는 삼성그룹과 이해관계가 있어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유지범 후보는 삼성그룹의 특수관계법인인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어 같은 학교 교수인 박재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함께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최원욱 후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의견서 작성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현한 후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으로 삼성그룹이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작성했다.
유재만 후보는 몸담고 있는 법무법인 광장이 2019년 삼성SDS의 해외 인수합병 업무 전반을 대리한 것으로 파악돼 이해관계가 있는 외부인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류됐다.
다만 경제개혁연대는 삼성물산,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카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여성 1명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포함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하지 않도록 한 규정이 올해 8월부터 시행되고 2년 동안 유예기간을 허용한다”며 “이번 임원 선임에는 권고적 의미를 지니지만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