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이 하반기에 리츠 두 개를 동시에 상장하면서 국내 리츠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 자산운용사로서 강점을 살려 알짜 부동산으로 구성한 리츠를 상장해 높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바라본다.
27일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11월 ‘이지스 밸류플러스리츠’와 임대아파트를 기초로 하는 '이지스 레지던스리츠'(가칭) 등 2개의 리츠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11월 중에 리츠 두 개를 동시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리츠를 동시에 두 개를 상장하는 곳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유일할 정도로
이례적이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투자방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지난해 기준으로 운용자산 규모는 25조 원을 넘어선다. 부동산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기초자산을 부동산으로 삼는 리츠 상품에 관해서는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11월 상장예정인 이지스 밸류플러스리츠는 공모규모가 2천억 원 정도로 의미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신한알파리츠가 상장할 당시 공모규모가 1140억 원이었고 하반기 상장 예정인 NH리츠운용의 NH프라임리츠 공모규모도 1천억 원 대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 밸류플러스리츠는 옛 제주 켄싱턴호텔과 서울 태평로에 위치한 옛 삼성생명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다. 총 자산규모는 5760억 원이다.
목표 수익률은 6%대로 비교적 높게 제시된 편이다. 오피스와 호텔 자산을 담고 있으며 정부의 활성화정책으로 세제혜택도 받을 수 있어 기대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임대아파트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지스 레지던스리츠'(가칭)도 11월 상장한다. 기초자산은 인천 부평구 임대아파트(약 5천여 세대)이며 기업공개(IPO) 공모규모는 약 1천억 원 정도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리츠를 상장하면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활성화정책과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는 등 상황이 유리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리츠시장의 규모는 초라하다.
국내에서 상장한 리츠의 시가총액은 전체 시장의 0.1% 미만으로 세계 주요국가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 5개가 전부이며 시가총액은 모두 6천억 원 규모다.
국내 리츠시장은 지난해 신한리츠운용이 신한알파리츠가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문이 활짝 열렸다.
신한리츠운용의 신한알파리츠는 지난해 8월 상장한 뒤 현재까지 60% 가까운 주가 상승세를 보여왔다. 신한알파리츠의 기초자산인 두 건물은 주요 업무지역에 있는 대형 사무용이어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정책도 리츠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부는 저금리기조가 지속함에 따라 부동산 투기 등이 일어나는 현상을 리츠라는 새로운 상품을 통해 완화하려고 한다.
국토교통부는 11일 그동안 주로 대형 투자기관만 참여하던 리츠와 부동산펀드 투자 참여자를 개인투자자까지 확대하기 위한 세제혜택과 규제 개선방안 등을 내놓았다.
금융회사가 다양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을 출시하고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도록 상업용 부동산 공급을 우대하고 개인투자자 참여를 유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 기업, 투자자들의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앞으로 5~6년 동안 상장리츠의 황금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에도 증자를 통해 부동산을 추가 매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성장형 리츠’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국내에서 많은 업체들이 공모리츠 등의 부동산 자산운용사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