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9-05-15 13: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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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딜라이브 인수 불씨가 살아날까.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을 놓고 줄곧 반대 뜻을 밝혀온 정부에 이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나설 환경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15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사후 규제방안을 제출한다.
과방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보고 날짜를 확정하기 위해 과기부에 14일에 연락을 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내는 안에 합산규제 재도입을 놓고 부정적 의견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높은 만큼 KT는 딜라이브 인수에 기대감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는 합산규제가 시장의 변화와 발전을 제약한다는 데서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일몰하자는 뜻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기부는 이미 2월에 국회에 KT·KT스카이라이프 합산 규제를 재도입하는 방안이 시장 질서에 맞지 않다는 뜻을 보이며 ‘위성방송 공적책무 강화방안’을 제출한 바 있다.
당시 과기부는 특정 사업자 점유율 과다 때문에 생기는 독과점 폐해는 인수합병(M&A) 심사 등 사후규제로 방지할 수 있으며 유료방송사들의 경영 투명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장 선임절차 보완, 사외이사 역할 강화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과기부가 국회에 제출될 안에도 이와 비슷한 기조가 담길 공산이 크다.
정치권에서도 사실상 합산규제 재도입 의지가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도입 불가피를 주장하던 데서 벗어나 유료방송업체의 가장 큰 소임이 방송의 공익성, 다양성, 지역성 담보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해 초 만해도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매각하지 않으면 합산규제 재도입은 불가피하다는 주장까지 펼쳤던 것과는 결이 사뭇 달라졌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여당 쪽은 넷플릭스 등의 공세에 맞서서 국내 사업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공감을 하고 있는 만큼 넓은 시각에서 이번 문제를 보고 있다”며 “위성방송사업자 허가·재허가 심사규정을 강화한다거나 공정경쟁을 위해 사업자를 지정하는 등의 방안을 과기부에서 내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과방위 위원들은 합산규제를 재도입할 지를 놓고 사실상 정부에 공을 넘겼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쪽 분위기가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성장을 고심하는 쪽으로 기운 만큼 정부가 납득할 만한 안을 내놓는다면 국회에서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과방위 위원들은 4월16일 열린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5월16일까지 정부가 점유율 규제 등 사전적 규제가 아닌 ‘사후적 규제’방안을 제시하면 국회 과방위에서 수용·보완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었다.
과방위 위원들이 과기부가 사후규제안을 만들 때 방송통신위원회를 이해관계자로 참여시키라는 조건을 명시한 점도 KT에는 호재로 보인다. 과기부는 지난주 사업자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고 이번주에는 방통위와 만나 최종 논의를 하고 있다.
방통위는 줄곧 합산규제 반대 입장에 서있었기 때문에 사후규제의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효성 방통위 위원장도 최근 “넷플릭스 같은 어마어마한 회사들이 밀려오고 있는데 합산규제는 국내시장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세계적 추세로 볼 때도 그렇고 공정거래위원장의 뜻도 그렇고 합산규제는 올바른 대응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결국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이 물 건너 가게 된다면 KT는 시장 점유율 족쇄에서 풀려나 자유롭게 유료방송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딜라이브 쪽에서나 KT 쪽에서나 모두 인수합병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는 만큼 합산규제 재도입이 무산되면 KT의 인수합병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예상도 흘러나온다.
다만 합산규제가 재도입될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다.
현재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 등 일부 과방위 의원들은 여전히 합산규제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만약 합산규제가 재도입된다면 KT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추격을 외형 확대 없이 감당해야 한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가 31.07%이고 LG유플러스는 24.54%, SK브로드밴드는 23.92%이다.
점유율 33.3%를 넘길 수 없게 돼 다른 경쟁사들이 몸집을 불리고 공격적 영업을 펼치는 동안 KT는 가입자를 잃지 않게 ‘방어’만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