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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윤종규, 생명보험사 향해 KB금융 한 발의 화살 남기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3-27 14: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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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24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종규</a>, 생명보험사 향해 KB금융 한 발의 화살 남기다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한 주주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양궁으로 비교하자면 상대방은 화살 열 발을 다 쐈고 우리는 아직 한 발의 화살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한 곳이 열 발을 쏘고 우리가 아홉 발을 쏜 상태에서도 비슷한데 확실하게 우위를 굳히는 한 발을 준비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생명보험사를 인수해 그룹의 취약점을 보완하려는 계획이 있지만 앞으로 기회가 많은 만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올해 주요 금융회사 주총이 지난해와 달리 조용히 지나갈 것으로 전망됐지만 KB금융지주 주총은 조금 달랐다.

주총 시작 전, 1층 건물 입구에서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주총에서 윤종규 회장에게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주가 하락을 놓고 주주들의 성토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회장은 여유가 넘쳤다.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주가는 따라가기 때문에 KB금융지주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주들의 날이 선 질문에도 차분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윤 회장은 “생명보험사를 비롯해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며 “KB국민은행을 제외하면 1등 계열사가 없다는 말도 있어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증권 등 똑똑한 삼형제는 확실하게 2등권을 확보하고 1위에 근접해야 하며 그렇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기회는 앞으로도 많다”며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자본이 부족하거나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생명보험사들이 나올 것이고 최근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대기업 가운데 금융회사를 일부 정리해야 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여러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하락을 놓고 주주들이 여러 차례 질타하자 윤 회장은 “정말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얼마나 마음이 불편하시겠냐” “35%나 손해나셨는데 기분이 좋으시겠냐”고 말하며 한껏 몸을 낮췄다.

그렇지만 주가 부양을 놓고 자신감도 보였다.

윤 회장은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강화하는 건 CEO로서 내가 책임을 질 것이고 또 끊임없이 이와 관련해 시장에 설명하는 것도 내 역할”이라며 “주가는 시장에서 결정하고 펀더멘탈을 반영하기 때문에 시차는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반드시 본래의 모습에 맞는 주가로 가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KB금융지주의 주총 태도를 놓고도 여러 지적이 나왔다.

셀트리온과 삼성전자의 주총에도 다녀왔다는 한 주주는 “다른 주총과 달리 직원들이 줄지어 서있는 등 위화감을 느꼈고 은행금고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너무 보안에만 신경쓰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기념품을 준비하지 않아 성의가 없어 보인다는 말도 두 번이나 나왔다.

한 주주가 사비를 들여서라도 기념품을 준비해달라고 하자 윤 회장은 “내년 주총에는 꼭 오시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주주에게 최고의 선물은 주가와 배당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윤 회장은 주총이 끝난 뒤 주주들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악수를 나눴다.

나이가 지긋한 한 주주가 주총장을 나서려던 윤 회장에게 다가가 “다른 은행 직원들은 공손한데 KB국민은행에만 가면 직원들이 목에 깁스를 한 것처럼 꼿꼿하다”고 조용히 말하자 그를 안아주며 “잘 얘기하겠다”며 달래기도 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주총은 한 시간을 넘겨 끝났다. 여러 주주들이 많은 질문을 쏟아냈고 윤 회장이 질문 하나하나에 긴 시간을 할애하며 성실하게 답변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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