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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인터넷으로 세계를 묶을 수 있을까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4-05 1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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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 인터넷으로 세계를 묶을 수 있을까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F8 페이스북 2015' 개발자 회의에서 페이스북의 미래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한 남성이 해외 출장지에서 딸의 생일파티에 모습을 나타내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리프트라는 가상현실 구현장치로 조만간 현실로 만들 미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가상현실을 통해 공간을 뛰어넘어 살아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페이스북을 진화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올해를 가상현실사업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지구를 인터넷으로 묶으려고 한다. 저커버그는 이를 위해 수천억 달러를 들여 무선인터넷 전파를 쏴주는 무인기 드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저커버그는 드론이 쏴주는 무선인터넷으로 지구 어디서나 페이스북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한다.

저커버그의 목표는 분명하다. 페이스북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를 위해 페이스북을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든 콘텐츠를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하고 소통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의 수익은 저절로 따라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세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비의 75%를 독차지했다.

◆ 가상현실로 소통의 공간제약을 허문다

저커버그는 최근 막을 내린 ‘페이스북 F8 2015’ 개발자회의에서 가상현실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저커버그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콘텐츠가 텍스트, 사진, 비디오를 거쳐 가상현실로 발전해 갈 것”이라며 “지금도 그런 콘텐츠들에 대한 공유빈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현실에 대한 저커버그의 기대는 지난해 오큘러스VR을 20억 달러에 인수한 데에서 잘 나타난다. 오큘러스VR은 가상현실장치 ‘오큘러스 리프트’를 개발한 회사다.

  페이스북, 인터넷으로 세계를 묶을 수 있을까  
▲ 페이스북 미래 전략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게 될 가상현실(VR) 장치 '오큘러스 리프트'
업계 관계자들은 애초 이 장치가 주로 사용되는 곳이 게임시장이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게임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가상현실 장치가 단순히 게임을 조금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게 하는 도구에 머무른다고 보지 않는다.

저커버그는 가상현실을 지금보다 더 발전시키면 사람들이 공간의 제약에서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보다 인터넷을 통한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지난 1월14일 콜롬비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 10~15년 뒤 컴퓨터나 스마트폰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가상현실기기를 착용하고 컴퓨팅을 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지금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구를 인터넷으로 덮는다

저커버그는 지난 1월 올해 사업을 밝히는 자리에서 “이제 세계를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새로운 서비스와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커버그가 무인항공기 ‘드론’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보급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페이스북은 F8 개발자회의에서 보잉737 크기와 맞먹는 드론 ‘아퀼라’를 공개했다. 아퀼라는 100% 태양광으로 운영되는데 빠르면 올해 안으로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아퀼라의 가장 큰 역할은 인터넷 보급률이 저조한 개발도상국에 무선 인터넷 전파를 쏴주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인터넷 이용률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저커버그의 드론사업은 물론 자선사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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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은 '아퀼라'로 이름붙인 드론을 이용해 개발도상국에 무선인터넷 공급사업을 벌이려고 한다.
현재 온라인과 모바일 등을 이용해 인터넷을 즐기는 인구는 약 20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 가량에 불과하다. 저커버그는 세계인구의 3분의2가 아직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저커버그는 이들이 페이스북의 잠재고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저커버그가 그의 친구들과 페이스북을 처음 만들었을 때 그 대상이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에 머물렀지만 불과 10년 만에 세계 5억 명이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된 것처럼 말이다.

저커버그는 2012년부터 ‘인터넷닷오알지’라는 앱을 통해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곳에서 무료로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열기구를 이용해 무선인터넷사업을 벌이려고 하는 경쟁기업 구글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저커버그의 무료 인터넷 보급사업은 벌써부터 그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 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브라질과 나이지리아 등 ‘인터넷닷오알지’ 혜택을 보는 곳에서 페이스북의 인지도가 최고 90% 가량 상승했다.

◆ 모든 콘텐츠를 페이스북에 가둬놓기

일각에서 저커버그가 꿈꾸는 미래 인터넷환경에 대해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저커버그가 벌이고 있는 사업의 수익성을 의심하고 있다. 무인기를 날려야 할 개발도상국은 많은데 선진국보다 ‘가입자 1인당 수익성’(ARPU)이 현저하게 떨어져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가상현실 장치가 아직까지 게임 등 제한적 범위에서만 사용되는 상황에서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시키려면 지금보다 투자금액이 몇 배는 더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사업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저커버그가 왜 이렇게 인터넷 보급을 늘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93%인 130억2천만 달러 가량을 광고수익으로 거뒀다.

이는 세계 13억 이용자를 자랑하는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에 글로벌기업들의 광고가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저커버그가 생각하고 있는 ‘인터넷닷오알지’사업이나 드론사업 등도 전혀 실효성이 없는 계획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고객들로부터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이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질수록 페이스북의 광고수익이 높아진다는 점을 활용하려고 한다.

저커버그는 또 광고사업의 수익성도 지금보다 높이려고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동영상이다. 동영상 광고는 고객에게 직접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클릭광고나 팝업광고 등에 비해 광고단가가 높다.

저커버그는 “광고량을 늘리는 것보다 더 나은 광고와 더 많은 타깃광고를 유치하는 게 우리 전략”이라며 “장기적으로 세계 모든 사람들을 연결하는 일이 광고사업에 있어 훌륭한 장기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시장에서 긍정적 신호를 보낸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외신들은 페이스북의 올해 예상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1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스북, 인터넷으로 세계를 묶을 수 있을까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25일 열린 개발자회의 'F8 201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 저커버그의 매력, 두려움이 없다.


저커버그는 1984년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이미 고등학교시절 이용자의 음악감상 습관을 학습하는 미디어 플레이어를 개발해 마이크로소프트에 판매할 만큼 프로그래밍 실력을 인정받았다.

저커버그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기업들의 입사제의를 뿌리치고 하버드대학교에 들어갔다. 그는 2학년 때 기숙사 친구였던 왈도 세브린, 앤드류 매컬름, 더스틴 모스코비츠, 크리스 휴즈와 함께 페이스북을 개발했다.

페이스북은 미국대학들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저커버그는 결국 하버드대학교를 자퇴하고 본격적으로 SNS사업에 뛰어들어 페이스북을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10위권 기업으로 키워냈다.

저커버그가 보여준 사업의 핵심은 이용자들에게 직접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더 많은 이용자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탁월한 재주를 보여주고 있다.

저커버그가 사람을 불러 모으는 전략의 핵심은 ‘연결’이다. 페이스북은 ‘친구등록’과 ‘친구찾기’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인터넷환경에서 인맥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었다.

저커버그는 인맥을 중심으로 한 SNS의 흐름이 관심사와 콘텐츠 중심으로 옮겨가자 재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10억 달러를 들여 미국의 2위 SNS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는 등 인수기업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페이스북의 이런 전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저커버그는 회사의 가치를 장기적 안목으로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저커버그는 “우리는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용자가 10억 명에 이르기 전까지 제품이 큰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발전하기 힘들다”며 “페이스북은 5년 안에 10억 명에 도달할 서비스를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렇게 ‘거침이 없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대담하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저커버그는 국내기업 가운데 삼성전자를 미래 핵심 파트너기업들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저커버그가 삼성전자와 가장 협력하고 싶어하는 분야는 가상현실사업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에 쓰일 목적으로 개발한 ‘갤럭시기어VR‘은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오큘러스VR’과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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