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에 출석하면서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사법부가 위법행위를 했다는 혐의는 강력히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1일 오전 9시경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여러 사람이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아 참담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관들은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며 “나중에라도 과오가 밝혀진다면 그건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사과정에서 구체적 사실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답변하고 오해가 있으면 풀 수 있도록 설명할 것”이라며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사건이 소명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으로 있을 때 법원행정처를 이용해 일제 강제징용 관련 소송과 옛 통합진보당 의원의 지위 확인 재판에 개입하는 등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법관 사찰, 헌법재판소 내부정보 유출, 비자금 조성 등 비리에도 깊숙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4일 양 전 대법원장에게 검찰에 출석해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에 관한 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