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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톡스 단속에 메디톡스는 짧은 겨울, 휴젤은 긴 겨울 불가피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10-29 15: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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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업체인 메디톡스와 휴젤이 같은 듯 다른 시련을 겪고 있다.

메디톡스와 휴젤은 그동안 중국 보따리상(따이공)들을 통해 암암리에 중국에 보톡스 제품을 비공식적으로 수출해왔는데 중국 정부가 최근 단속에 나서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디톡스는 중국과 미국으로 보톡스 공식 수출이 가시화되고 있어 이번 사태가 ‘보릿고개’라고 볼 수 있다. 반면 휴젤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으로 보톡스 수출이 당분간 어려워지면서 장기간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받고 있다.

◆ 메디톡스와 휴젤, 중국 정부 단속 강화에 ‘동병상련’

29일 관세청이 공개한 수출입 통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산 보톡스 제품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나 급감했다.
 
중국 보톡스 단속에 메디톡스는 짧은 겨울, 휴젤은 긴 겨울 불가피
▲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

특히 9월 한달 동안 보톡스제품의 통관 실적은 1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6%나 줄어들었다.

국산 보톡스 제품의 수출이 급감한 이유는 중국 정부의 보따리상 단속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메디톡스와 휴젤 등 국산 보톡스업체들은 아직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보톡스 판매 허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 보따리상(따이공)들은 국내에서 보톡스 제품을 사서 중국 현지에서 암암리에 팔아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보톡스 제품 수출금액 1억2927만 달러 가운데 중국으로 수출되는 보톡스 제품의 매출은 5836만 달러에 이른다. 전체 보톡스 수출의 45%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중국 내에서 벌어진 가짜 백신 사태를 계기로 불법 의약품 단속에 적극 나서면서 중국 보따리상들을 통한 보톡스 중국 수출은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최근 휴젤이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휴젤은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 349억 3623만 원, 영업이익 51억 3235만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0%, 78.4% 감소했고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5%, 영업이익은 69.3% 줄었다.

특히 휴젤의 3분기 아시아지역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3% 감소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불법으로 유통되는 보톡스를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휴젤의 보톡스 수출이 직접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메디톡스 역시 중국 정부의 보따리상 단속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는 올해 3분기에 18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시장 예상치인 244억 원보다 25%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은 11월15일에 발표할 것이 유력하다”며 “중국 지역 매출은 공식적으로 집계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메디톡스 ‘짧은 겨울’ , 휴젤 ‘긴 겨울’ 겪을 듯

메디톡스와 휴젤은 중국 정부의 보따리상 단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시련의 수준과 기간은 두 회사가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보톡스 단속에 메디톡스는 짧은 겨울, 휴젤은 긴 겨울 불가피
▲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메디톡스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휴젤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메디톡스가 보톡스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국가는 남미, 동남아 국가 등을 포함해 60여 개에 이른다.

진홍국 연구원은 “메디톡스는 휴젤보다 중국 수출의 비중이 크지 않다”며 “메디톡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보다 개선된 235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디톡스는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보톡스 판매 허가 절차도 밟고 있다.

메디톡스는 중국에서 보톡스 ‘메디톡신’의 임상3상을 마쳤고 올해 2월 중국 정부에 ‘뉴로녹스’라는 이름으로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뉴로녹스 판매 허가가 예상된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정식으로 보톡스 판매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미국시장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메디톡스는 미국 앨러간에 액상형 보톡스 ‘이노톡스’를 기술수출했는데 엘러간은 26일 미국 임상등록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에 이노톡스의 임상3상을 31일부터 시작한다고 등록했다.

반면 휴젤은 중국으로 보톡스 수출이 막히면서 장기간 보톡스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에상된다.

휴젤은 중국에서 보톡스 제품 ‘보툴렉스’의 임상3상을 올해 상반기에 마쳤다. 판매 허가 신청은 아직 하지 않았다. 통상 중국에서 의약품 판매 허가 신청 이후 정식 허가를 받기까지는 1년 이상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진홍국 연구원은 “휴젤의 보톡스 중국 판매는 2020년에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 수출 공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휴젤의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 역시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휴젤은 올해 9월 미국 보톡스시장 진출 계획을 기존 2012년에서 2022년으로, 유럽시장 진출 계획을 기존 2019년에서 2021년으로 늦춘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정현호 대표가 오너경영인으로서 일관된 경영을 펼친 반면 휴젤은 베인캐피탈로 주인이 바뀐 이후 대표 교체 등으로 혼란기를 겪으면서 경영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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