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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분기 실적부진 충격, 체력 약화 탓인가 기술 투자 때문인가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10-25 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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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3분기에 ‘어닝 쇼크’를 내면서 실적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상품성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 성격의 비용을 대거 지출한 것이 대거 반영돼 있어 실적부진이 단기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가 25일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현대차 3분기 실적부진 충격, 체력 약화 탓인가 기술 투자 때문인가
▲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차는 이날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4조4337억 원, 영업이익 2889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2017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 줄었다.

2010년 이래 분기 최저 분기 영업이익이고 증권가 전망을 종합한 기대치 9251억 원의 1/3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현대차 주가는 장중 한 때 13% 가까이 빠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실적이 발표된 탓에 현대차 주식을 매도하려는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그러나 현대차가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공개한 IR자료와 컨퍼런스콜 등을 종합할 때 현대차의 ‘어닝 쇼크’를 기업의 기초체력 약화와 연관짓기는 힘들어 보인다.

우선 판매량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차는 3분기에 글로벌에서 자동차를 모두 112만1228대 판매했다. 2017년 3분기와 비교해 0.5% 감소했다. 주요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4% 안팎으로 줄었지만 유럽과 신흥시장의 판매 호조로 글로벌 판매량을 방어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누계 기준 판매대수는 2017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며 “올해 계획했던 목표치의 72%를 달성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동차부문에서 낸 영업손실을 살펴봐도 품질투자에 지출한 비용이 많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최 본부장은 “고객안전을 위해 예방안전기술을 개발하는데 매진했고 그 노력으로 신규  엔진진단기술인 KSDS(노크 센서 디텍션 시스템)를 개발했다”며 “현대차가 기존에 판매한 일부 차종에게 KSDS를 이미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신기술 적용뿐 아니라 에어백 결함 리콜 등의 비용을 지출하면서 모두 5천억 원의 비용이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러시아시장 개척을 위해 월드컵 마케팅 활동을 확대한 비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자동차부문은 3분기에 매출 18조6250억 원, 영업손실 2520억 원을 내 적자로 전환했다. 

현대차는 신차 외에 기존에 판매된 차종에도 노크 센서 디텍션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최 본부장은 “고객편의와 예방안전을 위해 국내외에서 기존에 판매된 차종에도 KSDS를 추가 적용할 것”이라며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추가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우수한 예방안전 신기술을 개발한 만큼 품질 최우선 방침 아래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회성 비용이 매우 크다는 점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의 이번 일회성 비용은 너무 크다"며 "문제는 비용이 단지 일회성이 될지 아니면 앞으로 계속될 지에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차가 힘을 쏟고 있는 신흥국가의 시장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터키를 살펴보면 실물경제 악화와 만성적 경상수지 적자에 따라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3분기 자동차 수요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대차는 터키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9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지만 터키 내수 판매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현대차는 터키 내수물량을 수출로 전환해 리라화 약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인도에서도 소비 위축과 환율 변동 등의 악역향을 받아 자동차 수요가 3%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 3분기 판매량도 2.7% 감소했다. 현대차는 크레타 등 인도 인기 차량 판매에 주력해 환율 변동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자영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신흥국가에서 금융위기 불안과 통화가치 약세에 따라 불확실한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며 “신흥국가별 위험 요소와 시장 특징을 면밀히 분석해 효과적 판매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판매 인기가 높은 볼륨 차종을 중심으로 신차 판매에 주력해 3분기 부진을 씻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과 제네시스 모델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를 늘리면서 다양한 신차의 판매를 본격화하면 영업이익 창출 능력이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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