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이명박 정부 시절 진행한 해외사업에 주강수 당시 가스공사 사장의 고교후배가 개입해 매입가격을 수천억 원 부풀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스공사는 관련 사안이 현재 검찰에서 수사 중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권칠승 "가스공사 7천억 날린 해외사업에 전임 사장 고교후배 개입"

▲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스공사의 법률 검토서를 바탕으로 가스공사가 2009년 추진한 캐나다 웨스트컷뱅크사업에 주강수 당시 사장의 고등학교 후배가 비선으로 개입했고 그 결과 광구 매입가격이 수천억 원 비싸졌다고 폭로했다.

캐나다 웨스트컷뱅크사업은 가스공사가 2009년 캐나다 자원회사 ‘엔카나’의 광구를 매입한 사업인데 2017말 기준 가스공사에 68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안겼다.

법률 검토서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009년 엔카나의 광구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애초 가격이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으나 주 전 사장의 지시로 급하게 가격을 올려 협상을 성사했다.

가스공사는 당시 예상했던 4억 달러보다 한참 비싼 5억7천만 달러에 협상을 맺었는데 이 과정에 주 전 사장의 고교후배가 대표로 있는 자문회사가 개입했다는 의심을 샀다.

주 전 사장은 퇴임 뒤 엔카나의 개입으로 캐나다 명문인 댈하우지대학교에서 명예박사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법률 검토서는 “주 전 사장이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공식적 자문사 외에 고등학교 후배로 추정되는 이가 대표로 있는 C자문사가 개입해 비공식적 조언을 하거나 엔카나와 회의를 주선한 점이 확인됐다”며 “주 전 사장이 퇴임 직후 댈하우지대학교에서 명예박사를 받은 과정에 후배나 엔카나가 개입해 대가성으로 명예박사 수여를 알선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권칠승 의원은 “가스공사의 캐나다 웨스트컷뱅크사업은 ‘지인 개입’ ‘고가 매입’ ‘졸속 추진’ ‘대가성 박사학위 수여’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며 “이병박 정부 때의 자원 개발비리를 털고 가기 위해 당시 책임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권 의원의 주장과 관련해 “법률 검토서는 사업 추진 당시 세부 상황과 의사결정의 배경을 자체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 사항들로 사실관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부 참고용“이라고 해명했다.

가스공사는 “캐나다 웨스트컷뱅크사업은 5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조치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 전 사장은 현대중공업을 거쳐 현대자원개발 대표, 현대종합상사 부사장 등을 지낸 현대맨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8년 10월부터 2013년 5월까지 가스공사 사장을 지내며 해외 자원 개발사업을 이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