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강화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지만 이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한 기업은 20% 초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5% 이상을 들고 있는 한국 대기업 159곳 가운데 스튜어드십코드와 관련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를 공개한 기업은 36곳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22.6%만 스튜어드십코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 셈이다.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CEO스코어는 한국 500대 기업을 고른 뒤 그 가운데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들고 있는 159곳을 뽑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를 공개 여부를 조사했다.
기업 지배구조, 환경 경영, 지속 가능 경영 등 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한 정보를 보고서에 공개한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LG화학, 포스코대우, 한국가스공사, 삼성화재, 현대제철, DB손해보험, 두산, SK텔레콤,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두산중공업,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두산인프라코어, 메리츠종금증권, 아모레퍼시픽, KT&G, 삼성증권, OCI, SK이노베이션, 코웨이, SK, 롯데정밀화학, 신한금융지주, 한미약품, 포스코강판 등으로 조사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항목은 환경경영에서는 청정생산, 환경사고 예방 및 대응 등이고 지속 가능 경영에서는 윤리경영, 공정거래 등이 해당한다. 기업 지배구조에서는 주주 권리, 이해관계자 권리 보호 등이 포함된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장기적 수익성을 향상하고 주주권 행사에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7월 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에 따라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게 된다.
국민연금은 투자 대상 기업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기금 수익과 관련한 합리적인 배당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수립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이사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ESG정보를 투자 판단 지표로 활용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기존도 모호하고 공시도 허술하다”며 “ESG정보 기준과 공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