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이 KT렌탈 인수뿐 아니라 세계6위 면세점 ‘월드듀티프리’ 인수를 비롯해 해외 대형 복합쇼핑몰 인수도 추진하자 롯데그룹의 유통사업 정체에 대한 탈출구를 인수합병에서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빈의 M&A 본색, 롯데 러시아 쇼핑몰 인수 추진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북동쪽 쿠르스카야 지역에 위치한 현대식 복합쇼핑몰 ‘아트리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러시아 쇼핑몰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 복합쇼핑몰은 모스크바 최대 놀이공원을 포함한 의류매장, 영화관, 레스토랑 등이 들어있다. 영업면적 10만3천㎡ 규모의 대형 쇼핑몰인 만큼 인수금액이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그룹 고위 임원들은 한 달 전 러시아 모스크바를 직접 방문해 주요 유통채널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러시아 복합쇼핑몰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러시아에 이미 진출한 사업과 복합쇼핑몰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롯데그룹이 러시아에 투자한 기존사업에서 성과가 나고 있는 점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이미 러시아에 7천억 원을 투자해 백화점과 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0년 모스크바에 7성급 비즈니스호텔을 지었다. 이 호텔은 지난해 러시아 호텔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도 올해 8년 만에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러시아에서 유통업과 제과업을 통해 성과를 눈앞에 앞두고 있어 복합쇼핑몰까지 과감히 도전하게 된 것”이라며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절반 가까이나 떨어지면서 대규모 자본투자도 쉬워졌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러시아 사업에만 모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은 러시아 제2의 도시로 불리는 상트페테부르크지역에 문화재급 건물을 인수해 5성급 호텔을 짓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롯데제과도 러시아 칼루가주에 있는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2018년까지 두배로 증축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아직 러시아사업에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 러시아법인인 롯데유럽홀딩스는 2008년 세워진 뒤 단 한 차례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롯데유럽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1032억 원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보다 7%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손실이 825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10%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