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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조 가시방석, 하나-외환 통합중단 임원 3명 사임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2-06 14: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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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조 가시방석, 하나-외환 통합중단 임원 3명 사임  
▲ 김한조 외환은행장 <뉴시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협상을 맡았던 하나금융 임원 3명이 통합절차가 중단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김한조 외환은행장도 바늘방석에 앉게 됐다. 김 은행장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에게 전권을 위임받아 통합협상을 책임져 왔다.

김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되면 초대 통합은행장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는데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 하나-외환은행 통합협상 맡았던 임원 사퇴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우공 하나금융 부사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절차가 중단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이 부사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추진위원단장을 맡았다. 그는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전략책임자(CSO)이기도 했다.

정진용 하나금융 준법담당 상무도 법원이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낸 합병절차 중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수용하면서 통합협상이 중단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퇴임했다.

또 주재중 외환은행 기획관리그룹 전무도 통합절차 중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주 전무는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된 외환은행 노조와 통합협상에서 하나금융측 4명에 포함돼 협상을 이끌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임원 3명의 사표를 모두 수리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합병 예정기일이 본래 4월1일에서 더 미뤄지게 됐다”며 “통합작업을 주도하던 임원 3명이 이것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4일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을 상대로 합병절차를 중단하라며 지난달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오는 6월30일까지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와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게 됐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경영진은 법원이 가처분결정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3명의 임원이 물러난 것도 법원의 결정에 대한 대책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통합협상을 주도한 임원들에게 법원의 가처분결정을 예측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며 “임원 3명이 자발적으로 물러나긴 했으나 사실상 해임당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임원 3명의 사표를 수리한 뒤 즉시 후속인사를 했다.

박성호 하나은행 전무가 하나금융 최고전략책임자로 임명됐고 권길주 외환은행 준법담당 전무가 하나금융 준법담당 상무로 보직을 변경해 준법감시인을 맡게 됐다. 곽철승 하나금융 상무는 최고재무책임자에 임명됐다.

◆ 김한조, 바늘방석에 앉게 돼

김한조 외환은행장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절차가 중단되면서 입지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과 함께 통합협상 실무를 담당했던 임원들이 물러난 이상 김 행장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통합협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통합이 이뤄질 경우 통합은행의 초대 은행장 후보로 유력하게 꼽히기도 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11월 김종준 전 행장이 사퇴한 뒤 은행장 자리를 계속 비워뒀다. 이는 사실상 김한조 행장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김정태 회장은 통합절차가 중단된 뒤 하나은행장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당장 김한조 행장이 통합절차 중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은행장에서 물러나는 등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한조 행장은 외환은행 노조와 협상을 벌여 통합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게 됐다.

문제는 법원의 결정으로 통합협상의 칼자루를 외환은행 노조가 쥐게 된 상황에서 김 행장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김 행장으로서 김정태 회장의 재가를 받아 노조가 만족할 만한 타협안을 마련해야 한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협상의 열쇠는 회사가 쥐고 있다”며 “상대가 진정성 있는 대화의지를 보인다면 협상하겠으나 지금은 조금 더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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