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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사업, 한국은 줄이고 미국 중국은 늘리고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1-26 09: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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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사업을 놓고 국내 기업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태양광사업은 한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았으나 이제 국내기업들에게 ‘닭갈비’와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태양광발전이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는 데다 정부지원을 뒤에 업은 중국의 태양광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해 기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OCI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국내에서 태양광사업을 대표했던 기업들이 태양광사업에서 철수하거나 투자를 유보하고 있다. 저유가 시대에서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국 태양광기업들은 오히려 덩치를 키우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태양광산업이 회복될 것이라고 보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는 올해 세계 태양광시장 규모가 58.3GW로 지난해보다 17.5%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국자중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14일 “태양광은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SK이노베이션 LG화학 OCI, 태양광사업 주춤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하며 태양광사업 재편에 나선 한화그룹을 제외한 국내 태양광사업 대표기업들이 태양광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태양광사업, 한국은 줄이고 미국 중국은 늘리고  
▲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태양광전지 제조사인 헬리오볼트 자산을 경매에 내놓고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헬리오볼트 지분을 5천만 달러에 인수한 뒤 투자해 왔으나 최근 업황 부진으로 주력사업인 정유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자 태양광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헬리오볼트 지분 535억 원과 운영자금 139억 원 등 680억 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태양광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그만큼 태양광사업 전망이 당분간 좋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도 태양광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2011년 설립한 폴리실리콘 생산법인인 SMP를 지난해 합작 파트너인 선에디슨에 매각했다.

삼성SDI는 국책과제인 CIGS 박막 태양전지 제조기술을 개발해 왔으나 양산라인 투자를 앞두고 포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책과제평가에서 삼성SDI에 불성실 이행 판정을 내렸다.

LG그룹은 그동안 태양광사업에 적극적이었으나 최근 들어 속도를 늦추고 있다.

LG화학은 2011년 태양광패널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공장을 전남 여수에 설립하기로 하고 49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LG화학은 지난해 11월 태양광사업 환경악화를 이유로 들어 폴리실리콘 신규투자를 보류한다며 4년째 투자를 미뤘다.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LG실트론은 2013년 일찌감치 태양광사업을 포기했다.

OCI 역시 지난해 전북 군산과 새만금 간척단지에 설립할 예정이었던 제5공장 투자를 보류했다. OCI는 태양광 업황을 당분간 지켜본 뒤 투자 재개를 결정하기로 했다.

◆ 미국과 중국기업, 태양광 사업 오히려 키워

미국 태양광기업들은 태양광사업 규모를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

선에디슨은 최근 신성솔라에너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선에디슨은 206만 주를 획득해 신성솔라에너지의 4대 주주가 됐다.

  태양광사업, 한국은 줄이고 미국 중국은 늘리고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선에디슨은 폴리실리콘부터 태양광발전소까지 태양광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대표적 미국 태양광기업이다.

선에디슨은 지난해 10월에도 웅진에너지에 유상증자로 25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뒤 3차례에 걸쳐 총 75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계획을 잡아놓았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선에디슨은 웅진에너지의 2대 주주가 된다.

미국 최대 가정용 태양광패널 제조사인 솔라시티도 지난해 4천 명을 채용하는 등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솔라시티는 올해 소형 태양광 패널 설치 목표를 지난해의 두 배로 잡고 있다. 뉴욕주에 패널 생산공장을 2017년까지 준공하기로 했다.

미국의 태양광산업은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미국의 태양광발전 규모는 2010년의 4배 이상으로 커졌다.

미국의 전체 에너지 가운데 태양광발전 비중은 1% 미만으로 미미하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까지 미국에서 늘어난 발전용량 가운데 36%가 태양광발전일 정도로 비중을 늘리고 있다.

고용통계도 태양광산업의 성장세를 보여준다. 태양광산업의 전체 고용규모는 17만3천 명으로 고용규모가 9만여 명인 석탄산업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지난해 신규 고용인원만 3만1천 명으로 태양광산업은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 태양광기업들은 세계 태양광 산업을 양분하는 중국기업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부진한 업황에서 투자를 줄였다가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에서 주도권을 잃어버리면 안되기 때문이다.

중국도 국가적으로 태양광사업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위원회는 지난해 9월 태양광 분산형 발전 촉진 방안을 내놓고 부진한 태양광산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규모 발전시설 대신 지역별 소규모 발전으로 태양광산업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태양광기업인 CNPV는 지난달 새만금개발청과 5800억 원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CNPV는 새만금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어 앞으로 20~25년 동안 발전전력을 우리나라에 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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