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횡령과 배임으로 마련한 돈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주식 매입자금으로 사용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조 회장 일가가 횡령 배임 등으로 확보한 돈을
조현아 전 칼네트워크 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 등 조 회장 자녀들의 주식 구매자금으로 쓴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대한항공에 기내면세품을 공급하는 과정에 일가 소유의 중개업체를 끼워 넣고 이른바 ‘통행세’를 거두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얻었고 이 돈을 3남매의 주식 매입대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한진그룹 공익법인인 정석인하학원 관련 비리도 수사하고 있다.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정석인하학원에 편법 증여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석인하학원은 2017년 3월 대한항공이 재무 건정성 확보를 위해 실시한 4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52억 원을 출자했다.
정석인하학원은 출자한 52억 원 가운데 45억 원을 한진그룹의 다른 계열사로부터 현금으로 받아 충당했다.
조 회장 일가가 공익법인은 증여세를 내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계열사 자금을 정석인하학원으로 출자하도록 하고 그 자금을 이용해 주식을 매입한 뒤 정석인하학원 지분으로 계열사 지배권을 확립하는 방식으로 실질적 배임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바라보고 있다.
검찰은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과 횡령, 배임, 사기,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 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됐다.
검찰은 보강수사 내용에 토대해 조 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