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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 소형 SUV 내놓을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1-21 12: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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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자동차의 라인업 확대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올해 RV(레저용차량) 시장이 지난해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대차는 신형 ‘투싼’을 내놓는 것 외엔 마땅한 전략이 없다.

현대차가 아직 차량을 내놓지 않은 소형 SUV 시장의 성장도 현대차로서 고민이다. 현대차는 소형SUV를 내놓을 경우 중대형 SUV 점유율을 잠식할 가능성 때문에 섣불리 이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세단 위주의 라인업, 성장한계에 부딪쳐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단시장의 성장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 현대차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몽구, 현대차 소형 SUV 내놓을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세단시장 성장 부진, RV시장 호조세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세단 판매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현대차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RV 판매량은 40만 대를 넘어서며 6년 만에 약 2배 성장했다.

RV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미니밴을 의미한다. 생활방식 변화와 레저 열풍에 힘입어 최근 눈에 띄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디자인을 비롯해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음이나 승차감이 개선된 점도 RV가 강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RV 가운데 SUV는 지난해 전년보다 15.1% 늘어난 33만3천 대 판매되며 사상 처음으로 30만 대를 돌파했다. 미니밴 역시 전년보다 12.9% 증가한 7만4천 대가 판매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내놓은 ‘2015년 자동차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대형차와 SUV가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RV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전체 RV 판매량은 2013년보다 오히려 1.3% 감소한 13만여 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세단 비중은 80%에 가까운 반면 RV 비중은 20%를 밑돈다. RV 비중이 낮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차량 자체가 적다 보니 시장이 확대돼도 그 혜택을 다른 완성차업체에게 고스란히 뺏기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도 세단 위주의 라인업이 한계로 지적받는다.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픽업트럭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대차는 픽업트럭을 생산하고 있지 않다.

◆ 현대차 소형 SUV 내놓을까?

현대차는 현재 싼타페, 투싼, 맥스크루즈, 베라크루즈 등 4종의 중대형 SUV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소형 SUV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현대차도 소형 SUV를 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아슬란 신차발표회에서 “앞으로 소형 SUV를 빠른 시간 안에 선보여 세계적 SUV 수요 증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형 SUV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가 소형 SUV 시장에 대한 대처를 하지 않았던 이유를 놓고 소형 SUV를 내놓을 경우 기존 중대형 SUV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소극적이라고 파악한다.

  정몽구, 현대차 소형 SUV 내놓을까  
▲ 현대자동차의 '싼타페DM'
하지만 르노삼성자동차의 QM3, 한국GM의 트랙스에 이어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까치 초반돌풍을 일으키면서 현대차도 이 시장에 진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의 대표 SUV가 품질논란에 시달리면서 현대차 SUV 전체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싼타페는 SUV 시장에서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싼타페를 둘러싼 품질논란이 여전히 현대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싼타페는 2013년 누수현상으로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지난해 연비과장 논란으로 곤욕을 치뤘다.

◆ 미국에서 픽업트럭 내놓을까?

현대차는 지난주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픽업트럭 콘셉트카 ‘싼타크루즈’를 깜짝 공개했다. 현대차가 픽업트럭을 선보인 것은 1977년 포니 픽업트럭 이후 38년 만이다.

현대차는 싼타크루즈를 기반으로 양산형 픽업트럭 모델 개발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가 픽업트럭을 선보이는 이유는 현대차가 북미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픽업트럭 모델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미국시장 점유율은 4년 만에 8%를 밑돌았다. 순위도 6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하락한 원인을 픽업트럭이 없기 때문으로 봤다.

픽업트럭은 그동안 연비효율이 낮아 미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지만 최근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신차 판매량 1650만 대 가운데 픽업트럭이 225만 대 가량으로 전체 판매량의 15% 가까이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픽업트럭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미국 내 판매량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완성차업체 가운데 픽업트럭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곳은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북미시장을 잡으려면 픽업트럭 모델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현대차는 당분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픽업트럭 개발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픽업트럭을 선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미국 픽업트럭시장은 포드, GM, 닷지 등 전통적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데다 최근 일본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기존과 같은 전략으로 공략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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