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사업)을 따낼 수 있을까?

28일 미국 방위산업전문지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록히드마틴은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과 관련해 불거진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미국 훈련기 수주 놓고 록히드마틴 신뢰 재확인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


올란도 카르발류 록히드마틴 항공사업본부 부사장은 디펜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에 제기된 의혹 등이) 록히드마틴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제휴한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르발류 부사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제기된 문제들을 놓고 계속 고심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본다”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이 적절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록히드마틴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둘러싼 의혹에도 여전히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록히드마틴과 함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노후화한 훈련기 T-38C를 새 훈련기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초기 물량만 350대, 약 17조 원인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개량한 T-50A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으며 록히드마틴이 마케팅을 총괄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이미 T-50을 여러 국가에 수출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수주에 기대를 거는 시각이 있었으나 최근 미국 언론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과 관련한 의혹들을 제기하면서 사업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전·현직 경영진이 한국 검찰에 기소된 지 2주일 뒤에 미국 공군에게서 4880만 달러 규모의 5년짜리 계약을 수주했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임원들의 기소 사실을 미국 공군에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고의로 기소 사실을 숨겼고 이에 따라 F-16 창정비사업을 수주하게 됐다고 본 것이다.

5월 초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로비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미국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설립한 유령회사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이 15만 달러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미국 훈련기 수주 놓고 록히드마틴 신뢰 재확인

▲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A.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이른바 ‘로비용 자금’ 명목으로 코언 변호사 측에 돈을 송금한 것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떠올랐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파트너인 록히드마틴이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면서 일단 록히드마틴-한국항공우주산업 컨소시엄이 수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입찰 막바지 단계에서 의혹들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느냐가 사업 수주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미국 언론들에서 제기된 의혹들과 관련해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 “정당한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미국 정부는 방산사업을 발주할 때 각 기업의 도덕성 문제를 엄격하게 따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론들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놓고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살펴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때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해명을 미국 정부가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향배가 갈릴 수도 있다.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의 결과는 늦어도 9월 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정부의 회계 시스템으로 볼 때 9월에 모든 예산일정이 끝나기 때문에 이 안에 계약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