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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 밥캣 덕분에 두산인프라코어 체면유지

장윤경 기자 strangebride@businesspost.co.kr 2015-01-14 21: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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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성, 밥캣 덕분에 두산인프라코어 체면유지  
▲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은 두산그룹에게 그나마 희소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그룹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미국 건설기계업체 밥캣을 인수하면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제 밥캣의 실적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9월까지 105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불과 1년 전 75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을 때와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2013년 기준으로 밥캣의 실적은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매출의 46%, 영업이익의 77%를 차지했다.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밥캣 인수 이후 어려운 상황을 잘 넘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의 기업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빅데이터, 로보틱스, 3D프린팅 등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밥캣이 끌어주는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월 밥캣 차입금 17억 달러 가운데 1억 달러를 조기에 상환했다. 밥캣의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현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밥캣이 수년 동안 탄탄한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며 "밥캣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추가 차입금 상환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상환이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구조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에 2007년 인수된 이후 적자를 계속 기록했다. 밥캣은 2년 동안 무려 2조5천억 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2010년 3분기부터 미국 부동산 경기회복에 힘입어 흑자로 전환했다. 이때부터 14분기째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구조가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본다. 지난해 2분기 부채비율은 245.1%로 지난 1분기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매출이 줄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1년 매출이 8조 원를 넘겼지만 2013년 7조 원대로 떨어졌고 지난해도 전년보다 2.5% 줄어든 7조5400억 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밥캣이 아니었다면 실적악화가 심각해졌을 것이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한때 굴삭기 점유율 19%를 차지하는 등 압도적 1위에 올랐지만 일본업체의 공세에 밀려 8% 대로 떨어지는 등 고전하고 있다.

그래도 밥캣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채비율이 올해 200% 선까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미국경기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돼 밥캣의 실적 개선세가 기대된다”며 "밥캣의 영업이익 증가와 상장에 따른 현금유입 등을 감안하면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채비율은 2015년에 200%까지 개선될 전망"이라고 점쳤다.

특히 밥캣의 기업공개 전망도 밝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밥캣 기업가치가 인수 당시보다 아직은 낮아 상장까지 앞으로 2~3년 더 걸릴 것”이라며 “보유지분이 충분한 만큼 일부를 사전 기업공개(pre-IPO) 형식으로 팔아 자금을 미리 조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가 2016년 상반기에 밥캣을 기업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용성, 밥캣 덕분에 두산인프라코어 체면유지  
▲ 두산인프라코어는 2014년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건설중장비 전시회인 콘엑스포(ConExpo)에 Tier 4 Final 배기규제를 충족하는 건설기계를 비롯해 총 60여종의 제품을 출품했다.<두산인프라코어>

◆ 두산인프라코어 끌어온 전략가 김용성


김용성 사장은 2008년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밥캣을 인수한 그 다음해였다. 김 사장에게 밥캣 인수 뒤 정상화에 대한 과제가 주어졌다.

김 사장은 두산그룹에서 대표적 전략가로 꼽힌다. 두산그룹이 맥킨지컨설팅의 자문을 얻어 그룹 구조조정을 단행할 때 김 사장은 맥킨지 최초의 한국인 파트너였다.

김 사장은 미국의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를 졸업한 뒤 맥킨지컨설팅에 근무하다 2001년 두산에 합류했다.

김 사장은 2003년 두산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을 거쳐 2008년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 인수 뒤 단숨에 5위권의 건설장비업체로 부상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재무위기에 시달리다 어렵사리 극복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0년 매출 7조481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매출이었다. 그해 영업이익도 6764억 원을 올려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2011년 매출 8조4630억 원과 영업이익 6796억 원을 거둬 기록을 경신했다.

김 사장이 밥캣을 정상화하고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을 개선한 비결은 소통이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 경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런 점 때문에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현장의 임직원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CEO 런치' 시간을 마련했다. 김 사장은 매달 평균 3회 이상 이런 자리를 연다.

김 사장은 "똑같이 야근해도 소통을 잘해 일의 의미를 충분히 부여한 리더가 있는 팀은 불만보다 만족도가 오히려 높아 놀랐다"며 "리더십에 정답이 있다기보다 개개인에게 맞는 리더십 개발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건설기계 분야에서 2020년까지 두산인프라코어를 세계 3대 업체로 도약하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새로운 성장동력 찾아 나서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 이외에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서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월 가스엔진 전문기업인 미국의 파워 솔루션스 인터내셔널(PSI)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세계 가스엔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합작법인의 이름은 ‘두산PSI유한회사(이하 두산PSI)’다.

두산PSI는 미국 조지아주에 사업장을 두고 차량용을 제외한 모든 산업용 가스엔진을 개발, 생산, 판매한다. 두산PSI는 북미를 포함해 유럽, 중국, 남미 등 글로벌시장에서 2018년 연간 1000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미국의 셰일가스 붐으로 가스엔진 수요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발전기, 컴프레서 등에 들어가는 산업용 가스엔진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가스엔진 시장 외에도 성장동력을 활발하게 찾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사장 직속으로 미래전략팀을 두고 빅데이터, 로보틱스, 3D프린팅 등 3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전통적 기계산업을 뛰어넘어 IT를 접목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일하고 사는 방식을 바꾸는 미래지향적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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