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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사, 남북관계 개선에 북한 연구하고 통일펀드 꺼내들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6-14 16: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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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남북관계 개선에 발맞춰 관련 상품과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한동안 가라앉아 있던 ‘통일펀드’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몇몇 증권사들도 북한 관련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금융투자사, 남북관계 개선에 북한 연구하고 통일펀드 꺼내들다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남북 경제협력 기조에 발맞춰 관련 상품과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월26일 판문점에서 2차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청와대>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KB자산운용, BNK자산운용 등이 현재 통일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통일펀드는 남북 통일이나 관련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펀드를 일컫는다.

박근혜 정부가 2014년 ‘통일 대박’을 앞세웠을 때 줄줄이 나왔다가 사장됐지만 2018년 들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의 호재가 이어지면서 관련 시장도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기존 상품인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와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 펀드 설정액을 합치면 14일 기준 348억 원 정도로 5월 초보다 20%가량 늘어났다. 

하이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통일펀드상품 상당수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5~9% 사이로 집계돼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 -0.23%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신영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은 관련 펀드상품의 주요 투자종목을 바꾸고 포트폴리오 재구성(리밸런싱)의 횟수를 늘리는 등 통일펀드를 정비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BNK자산운용이 11일 ‘BNK브레이브뉴코리아’ 펀드를 내놓고 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이 상품에 직접 가입하는 등 신규 통일펀드도 시장에 나오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은 기존에 운용하던 펀드를 통일펀드로 전환해 다시 선보이고 있다. 

통일펀드가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진행에 따른 장기투자상품으로 인식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단기간 조정에 들어가더라도 관련 상품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개방 등 경제상황 변화에 맞춰 다양한 금융상품이 나올 수 있다”며 “통일펀드에 최소 3천억~5천억 원이 유입되고 장기 섹터펀드로 자리를 잡으면 건설, 비금속광물, 음식료, 철강금속 등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도 리서치센터를 중심으로 북한에 관련된 연구조직과 인력을 보강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따른 증시의 호조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7일 북한 관련 투자를 전담하는 ‘북한투자전략팀’을 리서치센터 아래 꾸렸고 최근 관련 보고서도 내놓았다. 북한 관련 투자조직을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정식 신설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8일 글로벌 투자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을 싱가포르에서 만나 북한에 관련된 연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4월에 꾸린 북한 관련 태스크포스 ‘한반도 신경제팀’을 앞세워 북한에 관련된 연구자료를 매달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의 북한 전문가로 꼽히는 소현철 기업분석부 이사가 태스크포스팀장을 맡고 있다. 소 이사는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NH투자증권은 투자전략부를 통해 북한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북한 전담 애널리스트를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은 관망하는 태도를 지키고 있지만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상황에 따라 전담조직을 구성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지금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때”라면서도 “북한과 경제협력이 가시화되면 증권과 자산운용사들에게도 상당한 기회의 장이 열리는 만큼 여러 회사에서 향후 대책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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