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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엔진,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에 친환경 선박엔진 달아 기회 잡나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6-06 07: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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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엔진이 현대상선의 대형 컨테이너선에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을 공급하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두산엔진이 공급하는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은 LNG(액화천연가스)와 벙커C유 등을 둘다 쓸 수 있는 친환경적 선박엔진을 말한다.
 
두산엔진,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에 친환경 선박엔진 달아 기회 잡나
▲ 김동철 두산엔진 대표이사 사장.

두산엔진이 이번에 대형 컨테이너선에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을 공급한다면 엔진제작 경험을 쌓으며 향후 신규 수주를 확대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엔진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에 대형 컨테이너선용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을 공급하게 될지 업계의 시선이 모인다.

현대상선은 2만3천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대우조선해양에 7척, 삼성중공업에 5척 발주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에게는 1만4천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주문했다. 

현대상선은 2020년부터 강화되는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에 대비해 새 컨테이너선에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를 적용하거나 LNG추진방식의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는데 현재 LNG추진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양수산부가 LNG추진선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다고 판단해 LNG추진선으로 선박을 발주하는 선사들에게 금융 지원 등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프랑스 선사인 CMACGM이 중국 조선사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LNG추진선으로 건조해달라고 주문한 만큼 민간 선사들도 국내 조선사에게 대형 LNG추진선을 발주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며 현대상선의 새 컨테이너선이 LNG추진선으로 건조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현대상선의 새 컨테이너선이 LNG추진선으로 건조된다면 두산엔진이 조선3사로부터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엔진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가 해운사 및 조선사 지원정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이 우선순위로 고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엔진은 아직까지 대형 컨테이너선용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을 공급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일단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 일감을 수주한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두산엔진 관계자는 “기존에는 LNG운반선에만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이 적용됐지만 국제 환경 규제 적용시점이 임박하면서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에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이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두산엔진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을 공급해보지 못한 것은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발주되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라고 말했다.

2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LNG추진방식으로 발주한 곳은 프랑스 선사 CMACGM이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CMACGM은 중국 조선사에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두산엔진은 여기에 쓰일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을 공급할 뻔 했지만 중국 정부의 중국 기업 우선 논리에 밀려 고배를 마신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엔진에게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용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 수주는 실적 성장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선사들은 선박의 안정성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어서 조선사의 선박 건조경험 등을 가장 눈여겨 본다.
 
두산엔진,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에 친환경 선박엔진 달아 기회 잡나
▲ 두산엔진의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

이런 잣대는 두산엔진에도 적용된다. 두산엔진이 이번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을 공급하게 되면 제작실적이 쌓이면서 선사와 조선사로부터 신뢰를 이끌어내는 데 큰 힘을 받을 수도 있다. 

두산엔진에게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은 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의 땅’인 셈이다.

두산엔진은 2012년부터 조선시장에 불황이 닥치면서 2011년 3천억 원에 가까웠던 영업이익이 2015년 적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엔진이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에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 공급을 확대하게 된다면 실적이 다시 늘어날 기회를 잡게 될 수도 있다.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은 일반 디젤엔진보다 가격이 20% 정도 더 비싸며 수익성도 훨씬 좋다. 

두산엔진은 지난해 업황 악화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2016년과 비교해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35억 원으로 2016년보다 200% 넘게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이중연료 저속추진엔진 비중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인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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