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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은 왜 인공지능 투자를 강조할까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1-11 1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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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은 왜 인공지능 투자를 강조할까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2014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에서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인간의 지적 노동력을 보조해 도와줄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이 2020년이면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이 때쯤이면 인간과 기계 사이의 대화가 가능해지고 관련 산업이 피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와 기대도 교차한다. 직업을 빼앗는 상황을 넘어 인간의 종말을 낳을 것이라는 강한 경고가 나온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이 기업과 국가의 미래를 달리 만들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실리콘밸리의 투자 중심으로 이제 인공지능으로 넘어가고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사에서 과감한 혁신과 투자에 나서 시장을 선도해야 할 기술로 사물인터넷, 3D프린팅과 함께 인공지능을 꼽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인공지능에서 걸음마 수준이다.

◆ 인간의 생존 위협하는 인공지능 우려의 목소리 커져

세계적 과학자 스티브 호킹 박사는 지난해 12월 “현재까지 개발된 인공지능 그 자체로 유용한 수준”이라며 “완전한 인공지능 개발은 인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킹 박사는 “완전한 인공지능은 스스로가 지속적으로 설계하면서 위협적 존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도 “인공지능은 지금의 경제시스템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대부분 농부였지만 지금은 거의 없는 것처럼 앞으로 100명 중 95명은 다른 일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고는 기업인 입에서도 나온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혁신적 기업가로 꼽히는 전기차 제조회사인 테슬라의 창업자 앨런 머스크도 인공지능을 경고했다.

앨런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과학자는 인공지능 개발에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며 “핵보다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용만은 왜 인공지능 투자를 강조할까  
▲ 앨런 머스크 테슬라 CEO
머스크는 “기계가 인간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갖게 될 경우 인간이 생물학적 장치로 변하게 된다”며 “불행히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제조업 현장에서 로봇은 쉽게 눈에 띈다. 더 나아가 인간의 일을 대신해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실리콘밸리 캠퍼스 안에서 ‘경비원 로봇’ 5대를 시범운행하고 있다.

이 경비원 로봇은 보안용 자율주행 로봇기업인 나이트스코프가 개발했는데 경비원보다 훨씬 낮은 시급으로 대여하고 있다. 아직 인간에 해가 되는 무기는 탑재하지 않았지만 향후 테이저 건을 탑재하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일 ‘10년 뒤에도 살아남는 직업’을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래에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사교적이고 형이상학적 직업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학교 교수의 저서인 ‘미래를 위한 다섯 가지 생각’ 등을 인용해 미래에 살아남을 직업으로 인공지능 로봇 전문가, 빅데이터 분석가, 교사, 목수, 의사, 변호사, 벽돌공 등을 언급했다.

호주정부는 최근 현존하는 직업 중 50만 개가 인공지능 로봇이나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 그런데도 인공지능은 거스를 수 없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개발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기업에 대한 투자가 지난해 말부터 대폭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벤처기업 투자자들이 2년 전부터 관심을 보인 스마트폰이나 공유경제 기업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1500만 달러의 투자금을 금융분석 플랫폼업체인 켄쇼에 투자했다. 이 회사가 개발중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워렌’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워렌은 애플의 ‘시리’처럼 인공지능 기술로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에 대한 답변을 이용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다.

켄쇼의 창업주인 대니얼 나들러는 “단순히 명령어를 입력하는 단계를 넘어 컴퓨터가 사람을 관찰하고 배우는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은 단순히 인공지능이 아닌 자동화한 인간 집약적 지식노동”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인공지능 개발 스타트업인 익스퍼트랩스, 메타마인드, 스케일드인퍼런스 등은 지난해 12월 1360만 달러 상당의 투자를 받았다.

인공지능을 통해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컨텍스트렐러번트는 창업한 지 2년 만에 443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렇게 인공지능 개발을 시작한 스타트업은 미국에서만 현재 170개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기술은 맥가이버 칼과 같다”며 “아직 어떤 것이 높은 가치를 지닐지 몰라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용만은 왜 인공지능 투자를 강조할까  
▲ 나이트스코프가 개발한 ‘경비원 로봇’이 지난해 11월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 안에 투입돼 경비원과 마주하고 있다.

◆ 박용만은 왜 인공지능 기술을 강조하나


국내 기업가들 사이에서도 인공지능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사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개발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3D프린팅 등 신기술에 대응해 과감한 혁신과 투자에 나섬으로써 시장을 선도하는 프론티어가 되고 산업발전과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7월에도 영국 맨체스터에서 ‘2014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포럼’을 열었는데 당시 인공지능 전문가인 다니엘라 러스 MIT 교수와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공동창업한 JB 스트라우벨 테슬라모터스 CTO(최고기술책임자) 등을 초청했다.

다니엘라 러스 MIT 교수는 이 포럼에서 “인공지능이 결합된 산업용 로봇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실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회장은 “신기술의 발전이 가속화할 것임을 확인했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 따라 국가의 미래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인공지능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간이 조작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는 스마트홈 전용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업체인 뉘앙스와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홈 분야에 접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뉘앙스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 ‘다이아몬드 스폰서’로 삼성전자에 이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당시 뉘앙스는 삼성전자 개발자들을 위해 3개의 강의 세션과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다니엘 포크너 뉘앙스 부사장은 “뉘앙스의 자연어 인식 기술로 웨어러블, 모바일, 스마트홈에 대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인공지능 연구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인공지능 전용 국책연구소도 아직 없고 일부 대학연구소에서만 프로젝트 단위로 연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정부의 투자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정부가 5년 전 로봇생태계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계획한 마산 로봇랜드는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6월 열린 제9회 한국로봇종합 학술대회도 아쉬움이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공지능 연구를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에 대한 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소프트웨어는 개방과 나눔의 사회에서 발전하는데 우리나라처럼 경쟁 중심 사회에서 창의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다른 IT강국의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코딩 등을 배우지만 우리나라는 대학에 들어가서도 배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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