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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시카고상품거래소 거래중지에 대응책 없어 '답답'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05-23 16: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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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거래중지라는 전례없는 악재를 만났다. 

고객정보 제공과 관련한 문제인 만큼 두 달 동안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어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하나금융투자, 시카고상품거래소 거래중지에 대응책 없어 '답답'
▲ 하나금융투자 건물 전경.<뉴시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거래중지에 따라 갑작스럽게 해외파생상품 거래를 할 수 없게 된 고객들에게 보상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원하는 시점에 파생상품을 매도하지 못한 고객 등 이번 시카고상품거래소 거래중지 사태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보상책을 내놓기로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시카고상품거래소와 선물옵션 상품을 거래하는 홈트레이딩시 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MTS)이 모두 차단됐기 때문에 전화로만 거래를 청산할 수 있어 청산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피해 접수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가 두 달 동안 증권사 전체 거래를 대상으로 거래중지 통보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통정매매가 의심되는 거래나 이상흐름을 보이는 개인계좌 각각을 놓고는 시카고상품거래소가 거래를 중지한 사례가 더러 있었지만 이렇게 증권사 전체의 거래를 막은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결정이 과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는 미국 3레드그룹(3Red Trading LLC)의 대표인 이고르 오이스터커 (Igor B. Oystacher)가 수차례 스푸핑을 한 것을 적발하고는 2015년 12월 한 달 동안 거래를 중지했다. 스푸핑(spoofing)은 초단타 매매로 시세를 조작해 차익을 남기는 부정거래다.

시카고상품거래소는 2014년 모건스탠리의 유명한 트레이더인 글렌 하덴이 거래소의 규제를 위반한 일을 문제 삼아 10일 동안 하덴의 시카고상품거래소와의 거래를 중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카고상품거래소는 과도하게 분할주문이 들어간 계좌나 짧은 시간 동안 너무 거래가 잦은 계좌들을 추적해 증권사에게 경고를 전해달라고 하는 식으로 보통 각각의 계좌를 두고 거래를 중지한다”며 “하나금융투자가 고객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린 처분치고는 과한 편”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가 진행한 거래에서 불법적 요소나 시스템적 미비 사항이 발견된 것은 아니라는 점은 다행이면서도 하나금융투자 처지에서 답답한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는 자체 조사 과정에서 하나금융투자에 1천여 개 계좌와 관련된 고객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90%가량은 고객의 동의를 얻어 시카고상품거래소에 정보를 보냈고 10%가량은 고객이 동의를 거부해 보내지 못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시카고거래소가 고객거래내역 등 자료제공을 요청했지만 국내법상 동의를 구하지 못한 고객의 정보를 유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보낼 수 있는 정보만을 보냈다”며 “상황을 신중하게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다른 증권사들은 시카고상품거래소와 고객 정보 요구로 마찰을 빚고 있지는 않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등도 하나금융투자처럼 시카고상품거래소에게 고객 정보 요청을 받았고 고객의 동의를 얻어 정보를 제공했다. 삼성증권 등은 시카고상품거래소와 거래를 하고 있지 않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가 해외선물·옵션거래 시장점유율 1위사인만큼 보유하고 있는 계좌 수가 많아 먼저 이런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선물 수수료가 3달러50센트로 비싼 편임에도 안정적 시스템으로 해외 파생상품 거래에서 강자 입지를 공고히 했지만 고객 이탈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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