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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김태오-김경룡' 체제, 채용비리와 비자금 잡음 떨쳐낼까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5-20 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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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그룹이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과 김경룡 대구은행장 체제로 새롭게 최고경영진을 꾸렸다.

대구은행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흔들린 그룹을 안정화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은 가운데 김태오 회장과 김경룡 행장이 그룹 주도권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DGB금융 '김태오-김경룡' 체제, 채용비리와 비자금 잡음 떨쳐낼까
▲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왼쪽)와 김경룡 DGB대구은행장.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태오 회장과 김경룡 행장은 둘 다 안정적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 인물로 DGB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에 초점이 맞춰진 인사로 평가된다.

‘CEO(최고경영자) 리스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피로도가 높아진 조직을 안팎으로 추스르고 그 기간에 땅바닥까지 떨어진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DGB금융그룹은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지난해 8월 ‘비자금 조성’ 논란에 휩싸인 뒤 대구은행 ‘채용비리’와 ‘대구 수성구청 펀드 투자의 손실 보전’ 의혹 등에 휘말리면서 9개월여 동안 조직 안팎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사상 첫 외부출신 지주 회장인 김태오 회장과 30여 년 동안 대구은행에 몸담았던 내부출신 김경룡 행장이 각각의 경험을 바탕으로 ‘찰떡 호흡’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DGB금융그룹이 처음으로 지주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 만큼 조직 쇄신과 안정까지 가는 길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지주 회장과 행장 사이의 권한 배분과 역할이 아직 불명확한 가운데 김태오 회장과 김경룡 행장이 미묘한 갈등구도를 보일 가능성도 나온다. 

김경룡 행장은 박인규 전 회장과 대구상업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 동문으로 ‘박인규체제’에서 주요 역할을 해온 인사로 꼽힌다.

박 전 회장이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혐의와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김경룡 행장이 그룹 2인자 자리인 대구은행장에 오르면서 조직혁신을 추진하는 김태오 회장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은행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그룹 쇄신을 위해서는 새 행장에 박 전 회장과 적정거리를 유지했던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구은행이 주주총회를 DGB금융지주 주주총회보다 3일 먼저 열어 김태오 회장보다 김경룡 행장이 먼저 공식취임하기로 하면서 취임 전부터 그룹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김태오 회장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등 여러 말이 나돌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대구은행은 주주총회를 6월 초로 일정을 바꿨다.

김경룡 행장이 경산시 시금고 담당 공무원의 자녀를 대구은행에 특혜채용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두 사람의 경영체제에 부담을 안길만한 요인이다. 

박 전 행장 등 대구은행 전현직 임직원 14명이 대구은행 채용비리 및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는 과정에서 김경룡 행장은 제외됐지만 경산시청 공무원의 자녀 특혜채용 관련해서는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경산시청 징수과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대구은행을 시금고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자녀를 대구은행에 채용해달라고 청탁했는지, 김경룡 행장이 연루됐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태오 회장-김경룡 행장 체제’에서도 ‘박인규체제’에서 불거졌던 각종 논란들에 계속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태오 회장은 대구은행 전현직 임원들과 노조 등 내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며 조직 화합과 소통을 향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며 “다만 그룹의 주도권을 놓고 잡음이 불거질 불씨가 남아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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