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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수감 중 부영그룹 회장에 신명호가 낙점된 이유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5-18 14: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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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수감 중에 회장을 대신할 인물로 왜 신명호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지목했을까?

문재인 정부에서 부영그룹을 향한 규제가 심해지자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로 거명되기도 했던 신 전 부총재를 회장으로 내세워 정부의 압박에 대응하려는 뜻도 깔려있는 것으로 읽힌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568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중근</a> 수감 중 부영그룹 회장에 신명호가 낙점된 이유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18일 부영그룹에 따르면 신 전 부총재의 회장 취임식이 오전 11시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1층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신 회장은 “소통과 화합으로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고 고객을 만족하는 경영을 통해 고객과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이 회장의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공식 직함은 회장인데 재무와 영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영그룹에 이 회장의 직무대행 체제가 꾸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1983년 부영의 전신인 삼진엔지니어링을 설립한 뒤 1994년 회장에 올라 25년째 부영그룹 회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다.

2004년 4월 횡령과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됐을 때도 따로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하지 않았다. 당시 이 회장은 구속된 지 넉 달 만인 8월에 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이 회장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다시 구속된 지 100일 만에 외부에서 인물을 들여와 회장 직무대행체제를 꾸린 것은 그만큼 이번에는 경영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신 회장 선임에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다. 신 회장이 부영그룹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이 회장과 경영철학이 같아 경영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할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일단 부영그룹의 임대아파트 하자 문제를 처리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MBC 시사보도프로그램 PD수첩이 최근 부영그룹의 임대아파트에서 발생한 하자와 부실시공 논란 등을 다시 보도하면서 부영그룹은 외부에서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부영주택이 시공한 12개 지역의 아파트 단지를 특별점검한 결과 일부 현장에서 부실시공 정황이 발견됐고 이미 시공한 주택에 대해서도 하자 보수가 제때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2월 부영주택에 3개월 영업정지를 내리기도 했다.

신 회장이 취임하면서 “아파트 하자 등을 신속하고 완벽하게 처리해 입주민들에게 품질 좋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점도 이런 점을 의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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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명호 부영그룹 회장 직무대행.

이 회장이 부영그룹에 쏟아지는 정치권의 전방위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신 회장을 영입했다는 시각도 있다.

신 회장은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다. 1968년 행정고시 6회에 합격한 뒤 재무부 외환관리과장, 국제금융과장, 세계은행 이사 자문관, 관세청 관세공무원 교육원장, 재무부 관세국장, 국제금융국장 등을 역임하며 관료의 길을 걸었다.

1996년부터 2년 반가량 한국주택은행(현 국민은행) 은행장을 맡기도 했으며 이후 아시아개발은행 부총재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글로벌 투자은행 USB 고문, HSBC 은행 회장 등도 맡았다.

한·미 금융협상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등에서 한국 협상대표를 지낸 경력 등을 인정받아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다.

신 회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의 초대 위원장과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오른 이헌재 전 부총리와 경기고등학교 동기이기도 하다.

신 회장의 이력을 놓고 볼 때 결국 이 회장이 부영그룹을 향한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 정부와 접점이 있는 인물을 그룹 전면에 내세우게 된 것 아니냐는 말이 건설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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