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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놓고 서로에게 조심하는 금감원과 신한금융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5-16 15: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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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과 신한금융그룹 계열사가 ‘채용비리’를 놓고 서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뒤늦게 신한금융 계열사에서 채용비리 정황을 적발한 만큼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신한금융도 금감원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채용비리' 놓고 서로에게 조심하는 금감원과 신한금융
▲ 금융감독원 전경(왼쪽)과 신한금융지주 본점 전경.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계열사에서 불거진 ‘채용비리’와 관련해 어떤 임원들이 연루됐는지, 현직 가운데 누가 연루됐는지 등 구체적 사안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이 기존에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결과를 발표할 때와 달리 이번 신한금융 ‘채용비리’와 관련해서는 개별사안과 관련된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그룹 임직원 자녀 채용의 적정성과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한금융그룹 관련 제보건을 점검한 결과 22건의 특혜채용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 12건, 신한카드 4건, 신한생명 6건 등이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그룹 전현직 임직원 자녀가 연루된 정황은 신한은행 6건, 신한카드 2건, 신한생명 6건 등 13건으로 확인됐다.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등을 검사한 결과를 발표할 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종손녀와 특정 사외이사의 지인 자녀 등 채용비리에 연루된 인물들을 특정지을 수 있는 구체적 정보들이 알려졌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검찰에서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특정 인물이 이미 외부에 노출돼 수사에 부담이 커지고 있고 증거 인멸 우려도 있기 때문에 금감원에 구체적 내용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창우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장은 "어느 특정인과 관련됐다는 부분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검사 결과 특정한 혐의가 있다는 정도이고 그 내용을 검찰에 넘긴 만큼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스스로도 이번 신한금융 채용비리 검사 결과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기에는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올해 초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채용비리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금융지주 회장과 시중은행장 등 주요 최고경영자들이 연루된 정황을 외부에 알렸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는 현재 지지부진하다.

검찰이 시중은행들의 채용비리 수사를 확대하면서 주요 최고경영자들을 연이어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인사 관련 임원들만 소환되거나 구속됐을 뿐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자칫 금감원이 특정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를 압박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역풍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또 금감원이 3개월 전에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검사를 실시했을 때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판단했다가 이번에 채용비리 정황을 대거 적발한 만큼 금감원의 부실 검사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생명 등도 금감원의 채용비리 조사 결과와 관련해 공식적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금감원의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결과가 발표된 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이 공식적으로 정상적 채용이었다며 적극 해명했던 것과 비교된다.

은행들이 금감원과 대립하는 양상으로 비춰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던 사례를 지켜 본 만큼 논란이 더 커지지 않도록 하면서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이어 은행권 채용비리 등을 향해 날선 비판을 내놓던 최흥식 전 원장과 김기식 전 원장 등이 물러나고 윤석헌 금감원장이 새롭게 오른 만큼 금감원과 관계를 새로 만들어 가야하는 시기라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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