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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부근, 타이젠TV로 사물인터넷 주도 야심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12-31 12: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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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부근, 타이젠TV로 사물인터넷 주도 야심  
▲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삼성전자 ‘타이젠’사업의 무게 중심이 스마트폰에서 TV로 넘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독자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려는 전략을 줄기차게 펼쳐왔다.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사물인터넷시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 운영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타이젠을 모바일 운영체제로 만들려는 전략은 실패했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전자가 구글과 애플의 벽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TV에 접목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TV는 삼성전자가 굳건히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은 타이젠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놔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 타이젠TV에 기대 거는 삼성전자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5년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TV에 타이젠을 탑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2015년 TV 판매목표를 6천만 대로 잡았다. 이 가운데 절반이 스마트TV라는 점을 고려하면 타이젠TV를 최대 3천만 대까지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타이젠TV에 거는 기대감은 상당히 크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2014년 12월24일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타이젠TV는 내년(2015년) 열리는 CES에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부근, 타이젠TV로 사물인터넷 주도 야심  
▲ 2014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타이젠 개발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타이젠이 탑재된 TV를 구경하고 있다. <삼성전자>
CES는 미국가전협회(CEA)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의 소비자가전 박람회다.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데 2015년 행사는 1월6일부터 9일까지 개최된다.

삼성전자는 타이젠TV를 통해 타이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윤부근 사장은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타이젠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TV나 가전제품에서도 사용될 것”이라며 “삼성의 모든 전자기기들을 타이젠으로 연결해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방침에 따라 타이젠TV 개발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삼성전자는 2014년 6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대회에서 타이젠TV용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 베타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TV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 왜 스마트폰이 아닌 TV를 택했나

삼성전자는 원래 타이젠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운영체제로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인텔, 버라이즌 등과 손잡고 독자 운영체제를 개발해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항하려고 했다.

하지만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은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80%에 이르다 보니 후발주자인 타이젠이 파고들만한 틈은 없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타이젠 점유율이 0.34%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처드 유 화웨이 CEO는 2014년 8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타이젠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며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문제는 관련 앱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타이젠 전용 앱은 2014년 6월 기준으로 6천여 개 정도다. 150만 개에 이르는 안드로이드 앱과 경쟁하기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타이젠 스마트폰은 계속 출시가 연기되고 있다. 시제품이 공개된 지 이미 6개월이 지났지만 실제 제품은 2015년에나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구글과 애플의 천하라면 TV는 삼성전자가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 8년 연속 TV판매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TV 10대 가운데 3대는 삼성전자 TV일 정도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매우 높다”며 “타이젠폰보다 타이젠TV가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호 서울대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타이젠을 계속 추진하려면 틈새시장인 TV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일단 타이젠TV 생태계를 구축하면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부근, 타이젠TV로 사물인터넷 주도 야심  
▲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이 2014년 1월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 참가해 '미래의 가정(Future Home)'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가전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 타이젠으로 사물인터넷 주도권 확보 야심


타이젠TV가 내년 출시될 경우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사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물인터넷은 모든 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 정보를 자유롭게 주고 받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말한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각종 가전제품들을 모바일 기기와 연결하는 스마트홈도 사물인터넷에 포함된다.

사물인터넷 시대에 운영체제가 갖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가령 타이젠TV를 산 고객이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같은 운영체제를 탑재한 가전제품들을 살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다른 제품을 살 수 없도록 ‘족쇄’를 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TV는 가정에서 모든 사물인터넷 기기를 통제하는 ‘제어판’ 역할을 맡게 된다. 삼성전자가 타이젠TV를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윤부근 사장은 2015년 CES에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홈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 자리에서 타이젠을 어떻게 사물인터넷시대의 대표 플랫폼으로 만들지에 관한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장은 지난 17일 미국가전협회와 인터뷰에서 “사물인터넷이 소비자가전 기술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의심치 않는다”며 “삼성전자는 이런 혁신에 기여하고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사물인터넷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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