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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으로 한국 공략 확대, 유료방송업계 판도변화 예고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4-29 00: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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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으로 한국 공략 확대, 유료방송업계 판도변화 예고
▲ 넷플릭스의 국내 첫 자체제작 예능 프로그램인 '범인은 바로 너!'.
세계 최대의 동영상 스트리밍회사인 넷플릭스가 한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영화 ‘옥자’를 내놓은 이후로 올해는 안방극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국내 유료방송회사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는데 업계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한국 상주팀을 5월부터 가동하기 위해 인력을 꾸리고 있다. 최근 홈페이지에 채용공고를 올렸다. 

이들은 한국형 오리지널(자체) 콘텐츠 제작과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 배급, 라이선스 계약 등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넷플릭스 한국 업무는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AP)본부에서 맡아왔다. 하지만 한국 콘텐츠시장 수요가 커지면서 수급과 제작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안방시장인 미국을 앞질렀다. 북미와 영어권 중심이던 넷플릭스의 사업이 다각화하는 시점인 셈인데 국내 예능이 동남아 등에서 인가가 높은 만큼 한국시장이 아시아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드라마와 예능 등으로 안방극장을 노리는 것 역시 국내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세력을 넓히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영화는 일회성이지만 드라마 등 연속성이 있는 콘텐츠는 가입자를 붙드는 데 더 유리히다.

넷플릭스는 올해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내놓는다. 25일에는 국내 첫 자체제작 예능 프로그램인 '범인은 바로 너!' 예고편을 공개했다.

'국민 MC'로 불리는 유재석씨를 내세운 데다 아시아권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SBS '런닝맨’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가 높다. 5월4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 서비스된다.

넷플릭스는 빅뱅의 승리씨를 내세운 예능 'YG전자'도 촬영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가상의 본부를 배경으로 삼아 8개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올해 10월에는 첫 한국 드라마인 '킹덤'도 내놓는다. 사극에 좀비 스릴러 포맷을 더한 작품으로 조선의 왕세자가 의문의 역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라 전체를 위협하는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드라마 ‘시그널’로 유명한 김은희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와도 손을 잡았다.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에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는데 관련 계약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로서는 넷플릭스가 최근 젊은층이 선호하는 미국 TV쇼나 영화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고객 유치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적과의 동침’이라는 말도 나온다. LG유플러스가 가입자는 늘릴지 몰라도 길게 보면 유료 동영상 콘텐츠시장을 넷플릭스가 잠식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료방송업체들은 최근 가입자 수가 줄면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힘을 싣고 있다. LG유플러스의 'U+비디오포털',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KT의 ‘올레tv모바일’ 등이다. 넷플릭스와 결과적으로 경쟁관계가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이른바 ‘코드커팅’으로 불리는 현상을 만들어냈다. 케이블TV나 인터넷TV 등 유료 방송 서비스를 아예 끊고 넷플릭스만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 지금 미국에서는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 사용률을 넷플릭스 이용률이 완전히 따라잡으면서 넷플릭스가 종전 TV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에서도 넷프릭스는 진출 5년 만에 주문형비디오(VOD)시장을 점유율 59%로 장악했고 프랑스에서는 3년여 만에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는 세계 유료방송업계에서 '시장 파괴자'로 경계 대상 1호에 올라 있다.

더욱이 LG유플러스 전략이 성공한다면 KT, SK브로드밴드 등 경쟁사도 넷플릭스와 울며 겨자먹기로 손을 잡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글로벌시장에 진출하면서 '약한 고리' 전략을을 구사해왔다. 그 국가에서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자에 우선 접근해 차츰 상위 사업자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국내 방송사들에게도 넷플릭스는 경계 대상이다. tvN과 JTBC 등 비지상파 방송사들은 상대적으로 콘텐츠 물량이 적어 해외시장 공략이 어려운 만큼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반면 지상파 3사는 콘텐츠를 내주지 않고 거리를 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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